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조폭 정권

관련이슈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0-08-24 22:35:23 수정 : 2020-08-24 22:35:2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조폭과 정치인의 닮은 점을 풍자하는 우스개가 있다.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여름에도 검은 양복을 입고 다닌다. 싸움하기를 좋아한다. 보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들으면 “맞다”라는 반응과 함께 절로 웃게 된다.

공통점이 많아서인지 조폭과 정치인은 종종 공생관계를 형성한다. 제1 공화국 시절 자유당과 정치깡패 이정재의 유착이 대표적이다. 당시 동대문시장 상인연합회장이던 이정재는 국내 정치깡패의 원조였다. 여당인 자유당의 비호를 받으며 야당 국회의원들을 테러하고, 반정부 시위를 하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폭력을 일삼았다. 이승만 대통령의 총애를 받은 경무대 경호 책임자 곽영주 경무관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자 과거 청산 대상으로 몰린 그는 사형선고를 받고 오욕의 삶을 마감했다.

정치깡패의 상징이었지만 자존심이 강해 법정에서 “깡패란 말은 모욕”이라며 크게 싸웠다. 깡패는 영어 Gang(범죄조직)과 패거리를 나타내는 패가 결합돼 태어난 신조어다. 권력자들을 만나고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니 자신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에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마피아의 공생관계가 유명하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네 차례나 총리직을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정치력의 배경은 약 80억달러의 재산이었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에 마피아와의 유착관계가 있다는 폭로가 잇따른다. 1974년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와 보호협정을 맺은 그는 1992년까지 연간 30만파운드의 현찰을 지불했다고 한다. 정권을 잡은 뒤에는 “마피아를 보호해주는 대부 역할을 했다”는 내부고발도 있다. 권력과 조폭의 검은 커넥션의 전형을 본다. 이러니 이탈리아가 ‘조폭들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문재인정부는 국가 운영의 모든 판단기준이 ‘우리 편이냐 아니냐’이기 때문에 조폭정권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 정권의 ‘국민 갈라치기’가 도를 넘은 상황이어서 공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조폭정권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지지층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받들어야 할 것이다.

김환기 논설위원


오피니언

포토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박지현 '아름다운 미모'
  •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카리나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