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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재기하겠네” 남탕 CCTV 돌려본 여대 단톡방 경찰 내사

입력 : 2020-08-21 18:00:00 수정 : 2020-08-21 21: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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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애비’ 등 언급, 특정 신체 비하까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올라온 모 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경찰이 한 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에서 남자목욕탕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이 공유됐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받고 내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단톡방에서는 남성들을 ‘한남’(한국 남자의 비하 표현)이라고 하거나 아버지를 ‘애비’라고 부르는가 하면, 특정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드러나 공분이 일고 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사이버범죄 상담시스템(eCRM)을 통해 이 같은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내용에는 실제 남자목욕탕 CCTV 사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자의 주소지를 파악해 관할 경찰서로 내사를 지시할 방침이다. 내사는 정식 수사의 직전 단계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단톡방 대화 내용은 이날 새벽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등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도 화제가 됐다. 일베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면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서 작성자가 “단톡(방) 나가는 김에 남긴다”며 “지난 6월 남탕 CCTV 돌려보던 거 자료 다 가지고 있는데, 미러링(급진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혐오에 대응한다며 그대로 따라하는 행위)이고 나발이고 범죄”라고 지적하는 사진과 함께 단톡방 대화 내용이 올라와 있다. 이 SNS 글 작성자는 “이런 주제에 나한텐 도덕적 잣대 오지게 따지던데 이거 들고 경찰서 가 볼까?”라고 경고했다.

 

단톡방 대화에는 실제 남자목욕탕으로 보이는 CCTV 사진이 여러 장 포함돼 있다. 대화방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애비(아버지)가 뭐 가져오라고 시켜서 관리실에 들어갔더니 구석진 모니터에 덩그러니 있었음”이라며 남성들이 옷을 벗는 장면 등이 담긴 CCTV 화면을 찍은 사진들을 올렸다. 참가자들은 “시력 재기하겠네(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이름에 빗대 ‘죽다’는 뜻의 비하 표현)”, “X팔”, “한남” 등 혐오 표현과 함께 남성 성기의 크기를 언급하며 비하하기도 했다. 이들이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 회원임을 암시하는 ‘워친X’(워마드+미친X)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이 “원래 목욕탕에 CCTV 설치가 되느냐”, “혹시 여탕에도 있느냐”고 묻자 사진 게시자는 “불법인데 그냥 설치해놓은 듯”, “애비가 운영하는 데가 좀 오래된 곳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여탕에 있었으면 난리나고 바로 철거하지”, “신고만 안 당하면 장땡(문제 없음)”이라고 답했다. 이 단톡방 참가자들의 대화명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올라온 모 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 게시물이 올라온 일베는 물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란 등에서도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관련 기사에선 “여자(목욕탕)가 아니라 뉴스거리 안 될 줄 알았는데…”, “여탕이었으면 대서특필 됐을 텐데 조용하다”는 등의 의견이 빗발쳤다. “해당 단톡방에 있던 여대생들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등 격앙된 반응도 있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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