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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얼굴에 담배꽁초’ 대남삐라, 통일부 “유감”·北은 “뿌릴 것”

입력 : 2020-06-21 08:04:09 수정 : 2020-06-21 0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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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미 관계 깨졌다… 살포 계획대로”

북한이 20일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담배꽁초와 담뱃재 등을 흩뿌려 놓은 사진 등이 포함된 대남전단(삐라)를 공개하며 대규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우리 정부는 “매우 유감”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 계획을 변경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말로 삐라 살포를 감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에서 대규모 대남삐라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20일, 노동신문에 실린 해당 기사와 함께 남측에 뿌릴 전단이 잔뜩 쌓여있는 사진 등 4장이 공개됐다. 뉴스1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고 노동신문에도 실린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대남삐라를 인쇄·정리하는 현장 사진 2장과 문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사진 1장, 대남삐라를 쌓아놓은 사진 1장 등 총 4장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사진에서는 컵을 들고 무엇인가를 마시는 듯한 문 대통령의 사진과 ‘다 잡수셨네… 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위로 담배꽁초·담뱃재 등이 나뒹굴고 있다.

 

해당 기사는 “우리의 가장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리며 전체 조선인민을 참을 수 없게 모독한 쓰레기들과 배신자들에 대한 분노와 보복응징의 열기가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대북삐라에 김 위원장의 얼굴 사진과 비방 문구 등이 담긴 일을 언급한 것으로, 대남삐라에 문 대통령 합성 사진과 조롱 문구 등을 포함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이어 “한 번 당해봐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격노한 민심에 따라 각지에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이 보도 매체를 통해 대규모 대남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통일부는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 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남북 사이의 잘못된 관행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조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북한도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고 노동신문에 실린 대남삐라 관련 기사에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들어 있는 전단 위로 담배꽁초, 담뱃재가 흩뿌려져 있는 사진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는 21일 대변인 담화에서 이 같은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다. 통전부 대변인은 “삐라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전부 대변인은 “위반이요 뭐요 하는 때늦은 원칙성을 들고나오기 전에 북남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달며 누가 먼저 무엇을 감행했고 묵인했으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던가를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체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 있는 대남전단 살포 투쟁은 그 어떤 합의나 원칙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재삼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지사지’를 거론하며 전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처럼 “똑같이 당해보라”고도 했다. 통전부 대변인 담화는 이날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앞서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관계 파탄을 선언했다. 지난 17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입장문을 통해 남측을 향한 대적(對敵) 군사행동 계획을 공개하며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 16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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