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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믿고 일하다 가족 코로나19로 위독”… 쿠팡노동자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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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 모임 관계자들과 함께 '쿠팡노동자 코로나19 피해상황 증언과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에서 일하다 가족까지 전부 감염돼 남편은 의식이 없는 상태고, 취업준비생 딸은 면접도 전부 보러 가지 못했는데 회사에서는 강아지를 봐준다든가 은행 업무를 도와주는 ‘돌봄 서비스’만 제공될 것 같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모임’ 고건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쿠팡 부천 물류센터 계약직 사원 전모(45)씨의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같이 일하던 직원들이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귀가조치되는 것을 보고 관리자에게 ‘확진자가 어느 공정에서 나왔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안전할 것이다. 별일 아니니 그냥 근무하면 된다”는 말뿐이었다. 전씨는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에도 정상근무했고, 그 다음 날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씨에 이어 전씨의 가족 모두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 그중에서도 전씨의 남편은 에크모 치료 등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전씨는 사측으로부터 “방역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어 사과는 할 수 없다”며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돌봄서비스만이 적용될 것 같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했다. 그마저도 지난 8일 이후에는 어떠한 연락도 없다고 한다.

 

고 대표는 “심지어 전씨는 평소에도 개인방역을 철저하게 하기 위해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감염 우려로 식당을 잘 가지 않아 식사를 거르기까지 했다고 들었다”며 “쿠팡 노동자 본인이 감염돼 가족까지 전염됐고, 이로 인해 한 가정이 붕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데도 작업환경에서 무방비로 노출돼 감염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자녀들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 대표는 “아이들까지 자가격리 대상이 되면서 다른 학부모들이 ‘저 친구랑 멀리해라’, ‘저 집 코로나 격리됐단다’ 하는 말을 들은 분들도 있다”면서 “이처럼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에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자가격리로 인해 생계에 타격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쿠팡 김범석 대표의 진정한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코로나19로 피해입은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계약 연장 △일용직 노동자 전원에 대한 근무 보장 △피해 노동자에 대한 보상대책 즉각 수립 등을 요구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대응에 대해 쿠팡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다솜 공공운수노조법률원 노무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개인 전용 보호구를 지급하거나 동시 식사 인원을 최소화하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해야 했지만 증언에 따르면 쿠팡은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가 나온 후에도 노동자들을 계속 근무하게 한 것은 노동자의 생명·신체·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사용자의 안전 배려 의무를 다했다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쿠팡 고양물류센터 전경. 고양=뉴시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쿠팡 물류창고 전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쿠팡은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시대 불안정 노동의 민낯을 정확하고 예리하게 비춰주고 있다”면서 “쿠팡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증가에 기민하게 대응해 매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정작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명과 안전엔 전혀 관심이 없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 자가격리 등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의 불편함을 겪는 직원 등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일종의 돌봄 서비스인 ‘긴급지원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그 외의 조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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