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 군 복무' 논란이 된 공군 사병의 부친인 최영 나이스홀딩스 부회장이 16일 사내 게시판에 그룹의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날 나이스홀딩스에 따르면 최영 나이스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아직 모든 의혹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저의 불찰로 인해 발생한 일인 만큼 사랑하는 NICE그룹의 명성과 위상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나이스(NICE)홀딩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그룹의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는 사의를 담은 글을 게재했다.
최 부회장은 "다만, 조사가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억측성 기사들이 생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면서도 "공군의 공식적인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개인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모든 의혹은 조사결과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의 아들 최모 병사는 서울 금천구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복무하면서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같은 부대 부사관에게 빨래와 음료수 배달을 시키는 등 '황제 군 복무'를 하며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의혹은 한 부사관이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금천구 공군 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제기됐다. 이에 공군본부는 15일 수사에 착수했다. 최 부회장 역시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게시글을 통해 "아직 모든 의혹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저의 불찰로 인해 발생한 일인 만큼 사랑하는 NICE그룹의 명성과 위상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임직원들의 마음에도 더 이상의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군사경찰이 '황제복무' 의혹을 받는 공군 병사의 자대배치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사경찰은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소속 A 상병이 본부 재정처로 보직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군사경찰은 A 상병의 보직을 명령한 상급자 등을 찾아내 보직 배치 경위를 살펴볼 계획이다.
군사경찰은 A 상병의 무단이탈 혐의 입증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무 중 피부질환을 이유로 외근을 나가 집 근처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 A 상병은 외출증 없이 부대를 나간 혐의를 받고 있다.
군사경찰은 A 상병이 실제 병원 치료를 받았는지와 진료 이후 부대에 즉시 복귀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또 위병소 출입 기록 등을 분석해 A 상병이 규정을 초과해 외출과 휴가를 나갔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달 11일 A 상병의 청원휴가는 피부질환 치료가 아닌 목과 어깨 통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이 우울감도 호소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모두 밝힐 것"이라며 "범죄 혐의나 징계 사유가 드러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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