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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참석합니다” 졸업식 날짜 바뀐 美육사

입력 : 2020-04-29 06:00:00 수정 : 2020-04-28 2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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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5월23일 예정… 트럼프 “6월13일에 직접 가 연설할 것” / 결국 6월13일에 졸업식 열기로… 코로나19 확산 우려 ‘여전’

“나도 웨스트포인트에서 졸업 연설을 하게 될 겁니다. 졸업 연설 날짜는 6월13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 이 두 마디 말이 미 육군, 그리고 육군사관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 육사는 지명을 따 그냥 ‘웨스트포인트’로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미국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직접 참석해 졸업생을 축하하는 모습. 뉴스1

28일 미 국방부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발단은 지난 17일(현지시간)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백악관 브리핑 도중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튿날인 18일 열리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옆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나도 웨스트포인트에서 졸업 연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날인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육사 졸업 연설은 6월13일”이라고 공개했다. 문제는 졸업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는 것이나 졸업식 날짜를 6월13일로 한다는 것이나 백악관과 육군 간에 사전에 충분히 협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육사 측은 원래 오는 5월23일 졸업식을 열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말 한마디에 졸업식이 20일가량 뒤로 미뤄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에는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지난해에는 공사 졸업식에 각각 참석했다. 따라서 올해는 육사에 갈 차례가 된 것은 맞는다. 하지만 육군 또는 육사 측과 사전 협의도 없이 대통령 일정에 맞춰 졸업식 날짜까지 바꿔버린 백악관의 ‘일방통행’ 독주에 육군과 육사는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육사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졸업을 앞둔 4학년 생도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졸업식에 모습을 드러내면 국가원수 참석 행사인 만큼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간소하게 치르려 해도 한계가 있다. 당장 웨스트포인트가 있는 뉴욕주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곳이다. 육사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해 교관과 교직원 약 3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졸업식 참석을 위해 미 전역에 흩어져 있는 약 1000명의 육사 4학년 생도가 뉴욕으로 모여들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커지는 건 불보듯 뻔하다.

 

육군은 여러 선택지를 고민한 끝에 결국 트럼프 대통령 지시대로 6월13일에 졸업식을 치르기로 결정한 뒤 이를 생도 및 학부모 등에게 공지했다.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신중히 검토한 뒤 졸업식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육군은 생도들의 건강과 안전 보장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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