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상병이 직속상관인 여성 대위에게 야전삽을 휘두르며 대드는 ‘하극상’을 저질렀다. 군 검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최근 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육군 등에 따르면 군 검찰은 A(22) 상병을 상관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군 검찰에 따르면 A 상병은 지난 1일 오전 8시10분쯤 경기도 모 육군 부대에서 중대장인 B(여) 대위를 야전삽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대위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상병은 지난달 말 부대에서 작업을 마친 뒤 갑자기 “힘들어서 군생활 못 하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B 대위가 A 상병과 면담을 실시했는데 A 상병은 면담 도중 난데없이 폭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상병을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며 “군 수사기관에서 관련 사실의 엄중함을 잘 인식하고 있으므로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최근 남성 부사관 4명이 상관인 남성 장교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육군 군사경찰(옛 헌병)은 부사관 4명을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요즘 군에서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군기문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장병 개개인의 ‘일탈행위’도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제주해군기지 등에서 민간인이 몰래 군부대에 난입하는 등 경계 실패 사례가 잇따라 적발된 것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신임 해군참모총장의 보직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군 기강 확립과 경계 태세 확립을 각별히 지시했다.
여기에 불법 성착취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기소)의 공범 가운데 한 명인 닉네임 ‘이기야’가 수도권 소재 육군 부대에 복무하는 현역 일병(구속)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얼마 전에는 공군 모 부대에 근무하는 병사가 지난해 11월14일 서울시내 한 고교 수능 고사장에서 당시 선임병 B씨를 대신해 시험을 본 ‘대리수능’ 사건이 발생, 군당국은 물론 교육당국까지 발칵 뒤집혔다.
김태훈 기자 af193@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