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MBC 간부가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가 공개한 채널A 기자의 ‘검언(檢言) 유착’ 녹취록 요지는 허위라고 지적했다.

논설위원을 지낸 이보경 MBC 뉴스데이터팀 국장은 14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검언 유착 논란이 제기된) 채널A의 56쪽 녹취록을 다 읽었다”며 “최강욱이 ‘사실 아니라도 좋다’ 운운했다고 한 대목은 아예 없다, 또 다른 녹취록이 있을 리 없겠죠”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토요일, 폰으로 (녹취록을) 읽었는데, 중간중간 눈 감고 안구 마사지 해가면서 그래도 내리읽었다”며 “유재일 유튜버가 페이스북에 (녹취록) 전문을 게재했다. 1조원대 금융사기범 이철(전 밸류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대표) 쪽 (제보자) 지씨와 채널A 기자 녹취록”이라고 말했다.
‘검언 유착’ 논란이 제기된 채널A 기자와 제보자 지모(55)씨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다 읽었으나 최 후보가 페북을 통해 요지라고 언급한 “사실 아니라도 좋다”는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보경 MBC 국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2년 ‘언론탄압 중지’를 위한 MBC 파업 및 구속된 정봉주 당시 민주통합당 전 의원 석방을 지지하며 온라인 비키니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3일 최 후보는 페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란 글을 올렸다. 최근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채널A 기자를 만난 지씨는 대화를 녹음한 자료를 MBC에 제보했고, 열린민주당 황희석 비례대표 후보(전 법무부 인권국장)에게도 보냈다. 이후 황 후보는 녹취록을 공개한다며 페북에 올렸고, 최 후보도 페북에 관련 글을 올렸다.
당시 최 후보는 “이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 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 대로 하시면 된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과 언론이 유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최근 유튜버 유재일씨에 의해 공개된 제보자 지씨와 채널A 기자간 녹취록엔 해당 취지의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유씨가 공개한 녹취록엔 최 후보가 페북에서 요지라고 언급한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제보자 지씨는 다른 방송 인터뷰를 통해 문제 발언을 토대로 진행자와 문답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9일 한 방송에서 앵커는 지씨에게 “같은 기자로서 궁금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질문인데 ‘사실이 아니어도 좋으니 내놔라’ 이렇게 얘기하던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지씨는 “전체적인 그 질문에 대한 구성은 녹음 분량이 굉장히 많아 그 부분이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아무튼 유시민 작가의 강의료 준 거라도 줘라, 그러면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다. 뭐든지 주면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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