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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조차 망각 강요당한 중국의 대일항전사

입력 : 2020-03-31 03:00:00 수정 : 2020-03-30 20: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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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래너 미터 교수의 ‘중일전쟁’

2차 세계대전은 흔히 히틀러의 군대가 폴란드를 침공하는 1939년 9월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 래너 미터 교수는 1937년 7월을 2차 대전의 기점으로 꼽는다. 중국과 일본이 베이징 근교 루거우차오(蘆溝橋)에서 총격전을 벌인 때다. 이때부터 중국의 저항을 받은 일본이 패망하면서 전쟁은 끝났다.

미터 교수의 책 ‘중일전쟁’(사진)은 이 같은 사실을 전제로 서구 사회가 잊고 있었고, 중국인들조차 망각을 강요당한 중국의 대일항전사를 다룬다.

 

1937∼1945년 진행된 중일전쟁에서 중국은 1500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대규모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은 물론 20세기 초반 건설된 철도망, 고속도로, 산업시설 등이 파괴됐다. 저자는 이처럼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중국이 약 80만명의 일본군을 묶어둠으로써 유럽과 아시아에서 연합군이 승리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역사도 큰 변화를 맞았다. 전쟁 당시 모두의 시선은 국민당 지도자 장제스에게 쏠렸다. 공산당조차 일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장제스를 꼽았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장제스는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국가를 잃었다. 장제스의 최대 맞수였던 공산당 수장 마오쩌둥이 중국의 지도자가 된 것이다.

저자는 전쟁의 유산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스스로를 ‘책임 있는 대국’으로 강조하며 과거 미국, 소련, 영국과 함께 연합국 일원으로 참전한 경험을 내세운다. 저자는 중국과 미국의 긴장이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가 당시 미국의 적들을 패퇴시키는 데 중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미국이 잊어버린 탓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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