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새 3000명가량 폭증하자 18일(현지시간)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비자업무를 중단하고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30일간 폐쇄하는 등 ‘극약처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미국과 캐나다 국경 일시 폐쇄가 30일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30일이라고 말하겠다. 그리고 바라건대 30일 막판에 우리는 좋은 상황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이동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을 일시 폐쇄할 것이고 상호 합의했다”며 “무역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일상적 비자업무를 중단하고 있다”며 “해당 국가들의 대사관과 영사관에서는 18일자로 이민 및 비이민 정규 비자 약속을 모두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사관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정규 비자업무를 재개할 것이지만 지금 시점에는 특정 날짜를 제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급격하게 선회한 배경에 대해 “한국과 중국의 데이터를 보고 한국과 중국이 한 것을 보면 우한 바깥의 중국 지역과 한국에서 (발병)곡선이 뭉툭해진 걸 볼 수 있다”면서 “오늘 그들의 곡선을 보면 그들은 곡선의 끝쪽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강도 높은 대응으로 발병곡선을 완만하게 유지한 만큼 미국도 고강도 조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숫자를 9345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새 2900여명 증가한 것인데, 미 의회의 첫 확진자인 쿠바계 미국인인 마리오 디아스 벌라트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과 벤 맥애덤스 하원의원(민주·유타)도 포함됐다. 사망자는 145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 ‘빅3’는 미국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잠정 중단했고,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는 모든 카지노와 도박장의 문을 닫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약 100년 전 네바다주에서 카지노가 합법화된 이래 카지노가 문 닫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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