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2명을 방임해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두 자녀는 태어난 지 채 1년 남짓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20대인 A씨 부부를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원주의 모텔이나 원룸에 살면서 2015년 첫째 아들 B군을, 이듬해 둘째 딸 C양을 출산했다.
A씨 부부는 아이들만 원룸에 둔 채 자주 집을 비웠고, 방치되던 C양은 결국 그해 가을 숨졌다. 이후 2018년 태어나 출생신고도 안 된 셋째 아들 D군 역시 1년여 만인 지난해 여름 숨졌다.

A씨 부부는 C양의 사망을 숨기고 아동수당을 신청해 매달 10만∼20만원씩 3년간 총 700여만원을 챙겼다고 한다. 이렇다 할 직업 없이 일용직이나 B군과 C양의 양육·아동수당으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만행은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최근 실시한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B군의 소재 확인에 나선 지자체가 아동학대(방임)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C양의 사망사실과 기록에 없는 D군의 존재까지 확인했다.

A씨 부부는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며 “아이들은 친인척 묘지 인근에 묻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말한 묘지 인근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찾아냈지만 백골 상태라 정확한 사인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경찰청과 복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어린이집 등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보육하는 2015년생 아동 2만9084명의 소재·안전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4명이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복지부, 지자체는 앞으로 매년 만 3세 아동의 소재·안전을 조사할 예정이다.
원주=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