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프레디 머큐리까지 함께 한 퀸 콘서트 “에∼오∼”

입력 : 2020-01-19 09:51:20 수정 : 2020-01-19 12:03:4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역시 ‘퀸’(밴드 Queen)은 ‘퀸’(Queen·여왕)이었다.

 

퀸 단독 콘서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가 열린 지난 18일 서울 구로 고척스카이돔. 공연장은 이날 밤에 발령된 한파주의보가 무색할 정도로 2만3000여명의 관객의 열기로 뜨거웠다.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 콘서트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퀸 멤버들. 퀸은 이날과 19일 양일간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다. 양일간 연령, 성별, 그리고 국정을 뛰어넘은 2만5000여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현대카드 제공

나이 불문, 성별 불문, 심지어 국적 불문하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퀸과 하나가 됐다. 모두 “에∼오∼”를 소리 질렀으며, “마마(Mama)”를 따라불렀다.

 

퀸은 1971년 프레디 머큐리(보컬), 브라이언 메이(기타), 존 디콘(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로 영국에서 결성됐다. 퀸은 록에 오페라를 섞는 등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곡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 밴드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에는 2018년에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유명하다. 영화는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누적 관객 수 994만여명을 기록했다.

 

영화의 인기 때문에 한국 팬들의 퀸의 내한을 바랐다. 이에 현대카드는 퀸 단독 콘서트를 개최, 6년 만에 퀸이 한국을 찾았다. 앞서 퀸은 2014년 8월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 ‘슈퍼 소닉 2014’의 헤드라이너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밴드 결성 49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였다.

이번 내한 공연은 지난해 7월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된 퀸의 월드투어 ‘더 랩소디 투어’(The Rhapsody Tour)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공연에는 퀸의 원년 멤버인 메이와 테일러 그리고 지난 2012년부터 머큐리의 빈자리를 채워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보컬리스트 아담 램버트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 1991년에 사망한 머큐리도 컴퓨터 영상으로 깜짝 출연했다.

 

공연은 당초 계획된 오후 7시보다 13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하지만 그 13분이 지루하지 않았다. 머큐리 특유의 추임새인 ‘에∼오∼’가 객석에서 터져 나왔지만, 관객들은 퀸이 무대에 오른 줄 알고 환호했을 정도다.

 

공연은 무대 위에 설치된 왕관 모양의 장치가 올라가면서 시작했다. 무대 중앙 뒤에 있는 장막에서 메이, 램버트, 테일러가 조명을 받으면 등장했다. 퀸은 ‘이누엔도’(Innuendo) ‘나우 아임 히어’(Now I’m Here) ‘세븐 시즈 오브 라이’(Seven Seas Of Rhye) ‘해머 투 폴’(Hammer To Fall)을 연달아 노래했다.

램버트는 ‘나우 아임 히어’를 부를 때 “나우 아임 히어, 서울”(Now I’m Here Seoul·나는 지금 여기 서울에 있다)라고 말하는 등 한국 팬을 위한 서비스도 보여줬다. 이어 ‘킬러 퀸’(Killer Queen)을 부른 뒤 “지금 행복한가”라고 말을 건넨 램버트는 “퀸과 머큐리를 사랑하냐? 나도 그렇다”고 말하며 관객에게 인사했다. 그는 “노래를 함께 불러달라”고 요청한 뒤 ‘돈트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와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를 불렀다. 램버트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퀸의 원년 멤버들과 함께 공연함에도 전혀 주눅이 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노래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자신의 색깔로 노래를 재해석했다.

 

메이와 테일러도 70살이 넘는 고령이지만 지친 기색 없이 열정 가득한 연주로 2시간여를 채웠다. 특히 메이의 경우 공연 틈틈이 기타 독주를 하는 등 변함없는 실력을 뽐냈다. 절정은 메이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연주할 때다. 메이는 통기타를 매고 돌출 무대로 나와 해당 곡을 혼자서 노래하고 연주했다. 그러던 중 뒤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머큐리 영상이 나오면서, 머큐리는 메이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고 메이는 머큐리와 함께 연주했다.

테일러도 노익장을 보였다. 그는 공연 내내 강력한 드럼 연주로 곡의 열기를 더했다. 특히 퀸의 히트곡 중 하나인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를 연주할 때 강력한 드럼 사운드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메이와 테일러는 램버트와 함께 ‘두잉 올라잇’(Doing Alright) 등을 함께 부르면서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무대도 퀸의 노래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중앙 큰 전광판과 양쪽으로 2개씩 있는 작은 전광판 등 5개의 전광판은 공연 초반 빨간 장막 등을 보여줘 오페라극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이어 퀸의 노래에 맞춰 고대 로마 시대에 있을 법한 신전과 현대 도심가, 그리고 우주의 모습까지 연출했다. 압권은 공연 말미 메이가 바닥이 상승하는 무대에 올랐을 때다. 메이는 공중에 떠서 기타 독주를 했는데, 전광판에는 행성 등 우주의 모습이 담겼다. 메이가 서 있는 무대 아래 전광판에도 운석 모양이 나타나, 마치 메이가 운석 위에서 연주하는 듯했다.

공연의 마무리는 퀸의 대표적인 히트곡 ‘라디오 가가’(Radio GA GA)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가 장식했다. 관객들은 퀸의 연주에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날 거의 모든 노래를 관객들이 따라 불렀지만,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관객 반응이 제일 뜨거웠다.

 

예정된 공연은 오후 9시 8분에 끝났다. 하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앙코르”을 연호했다. 잠시 뒤 전광판에서 머큐리의 모습이 담긴 화면이 또다시 등장했다. 화면 속 머큐리는 마치 영화에서처럼 “에∼오∼”의 추임새를 관객과 주고받았다. 이어 등장한 퀸은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와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를 쉼 없이 연주했다. 메이는 가슴에 태극기가 그려진 흰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한국 관객을 위한 팬 서비스를 펼쳤다.

 

이날 공연에서는 성별과 연령, 그리고 국경을 뛰어넘어 사랑받는 퀸의 모습이 잘 드러났다. 20대부터 60대 이상의 중장년, 노년은 물론 부모님 손을 잡고 온 10대 팬들이 공연장을 채웠다. 심지어 퀸을 보기 위해 바다를 건넌 사람도 있었다. 

중국 홍콩에서 거주 중인 이탈리안 커플 마시모(Massimo)와 사라(Sara)는 이번 공연을 위해 이날 새벽에 한국에 왔다. 이들은 “19일 오전 6시에 한국에 도착했다”며 “공연을 본 뒤 20일 오후 8시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공연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선 “퀸의 노래는 어렸을 적부터 자주 들어왔으며, 즐겨 부르는 노래 중 하나”라며 “꼭 와보고 싶었던 공연으로, 한국에서 진행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티켓을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퀸’이니까 이런 결정(공연을 보러 한국에 온 것)을 할 수 있었고, 역시 ‘퀸’은 ‘퀸’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퀸은 이날과 19일에서 공연을 한 뒤 ‘더 랩소디 투어’를 일본으로 이어간다.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에서 4차례 더 공연한 뒤 다음 달에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박지현 '아름다운 미모'
  •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카리나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