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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 장애인 흉내까지… 거짓·조작 판치는 유튜브 [뉴스+]

입력 : 2020-01-09 20:13:44 수정 : 2020-01-09 23: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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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사각지대 놓인 ‘개인방송’ / ‘틱장애자’ 일상 전파 거액 수익금 / BJ 아임뚜렛 “증상 과장했다” 실토 / 진짜 장애인 유튜버들 ‘2차 피해’ / 사기죄 처벌받을 가능성도 없어 / 욕설·혐오발언 등에만 심의 초점 / 플랫폼들 ‘조작’ 걸러낼 장치 없어 / “자정 기구 만들도록 압박 나서야”

“제 증상을 과장했습니다.”

지난 6일 투레트증후군(Tourette syndrome·틱장애)을 앓고 있다며 자신의 일상을 콘텐츠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끈 유튜버 ‘아임뚜렛’이 장애를 부풀려 방송했다고 사과한 말이다. 아임뚜렛은 사실이 들통난 이후 방송을 비공개 처리했지만, 구독자들을 속여 한 달 만에 1000만원에 가까운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과거 외국에서도 ‘ZilianOP’라는 트위치TV 크리에이터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거짓말을 해 2만달러의 후원금을 받았다가 적발되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 크리에이터는 실수로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는 모습을 방송했고, 트위치TV로부터 영구제명됐다.

장애 극복형 유튜버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를 악용해 장애를 연기하는 유튜버가 등장했다. 거짓·조작 방송 논란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워 제2의 아임뚜렛이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버 ‘아임뚜렛’(본명 홍정오)이 6일 동영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유튜브 ‘아임뚜렛’ 캡처

유튜버 아임뚜렛은 틱장애를 과장한 영상을 올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10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틱장애는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갑작스럽고 빠른 움직임이나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 운동장애를 의미한다.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유튜버 ‘노래하는 민이’는 17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4월 업로드한 영상은 조회 수 300만을 넘겼다. 구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런 장애 극복형 콘텐츠가 소위 ‘돈이 되는’ 콘텐츠가 되면서 장애를 조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거짓·조작 방송의 여파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장애인을 희화화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것으로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것은 장애인을 팔아넘긴 행위”라며 “이런 기만행위는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해 장애를 혐오의 대상, 차별의 대상으로 만들 뿐이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아임뚜렛이 정신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정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유튜버 아임뚜렛이 틱장애 증상 때문에 라면을 먹기 힘겨워하는 모습을 방송한 화면. 아임뚜렛은 이후 자신의 증상을 과장해 방송했다고 고백했다. 유튜브 캡처

이 같은 폐단에도 유튜브에서 이뤄지는 조작 방송을 걸러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인터넷방송도 모니터링하고 문제 방송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혐오발언이나 욕설, 가짜뉴스 등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크리에이터들의 자격 등을 살펴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도 성적인 콘텐츠, 혐오스러운 콘텐츠 등 9가지 사항에 대해 구독자가 직접 플랫폼에 신고할 수 있게 해놨으나 허위사실 혹은 조작 방송에 대한 항목은 없다.

거짓 방송으로 수익을 거둔 아임뚜렛의 경우 사기죄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직접 기부금을 받은 게 아니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로부터 광고비 일부를 수익금으로 받은 것이라 직접 피해자를 특정하거나 사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옥태 방송대 교수(미디어영상학)는 “인터넷방송에 과거 지상파식 규제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방송 플랫폼 자체가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상파 방송국의 시청자 심의위원회나 네이버의 윤리위원회 등이 대표적인 자율규제기구”라며 “플랫폼 회사 역시 이러한 자율규제기구를 만들도록 소비자운동 등 다방면의 압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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