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예비 고3’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심란할 것 같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처음 적용 받는 데다 올 한 해 대입 제도 변화가 요란스럽게 진행되면서 이래저래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시 확대 요구로 내년도 정시 선발 비중이 다소 증가했지만, 여전히 주요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예비 고3들은 2021학년도 대입전형 지원 전략을 세울 때 정시 모집이 확대되었다는 이야기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게 좋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정시 모집의 선발 비율은 22.7%인데, 2021학년도 대입전형에서는 이보다 0.3%포인트 증가한 23.0%에 그쳤기 때문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과 2021학년도 대입전형의 근본적인 차이가 교육과정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해당되고, 2021학년도 대입전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해당된다. 수시 모집의 학생부 교과 성적 반영 방법과 수능시험 영역별 출제 범위 등에 변화가 있다는 점을 신경 써야 한다. 수시 모집의 전체 선발 비율은 감소하지만, 학종의 선발 비율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점도 신경 써야 한다.

유성룡 ST Unitas 교육연구소장 겸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에게 자문해 예비 고3 학생들이 내년 대입을 앞두고 수험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내용을 정리했다.
첫째, 수시 모집은 학생부와 논술, 정시 모집은 수능 위주로 선발한다. 2021학년도 대입전형 역시 수시 모집은 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논술·실기 전형으로 선발하고, 정시 모집은 수능·실기 전형으로 선발한다. 희망 대학의 학생 선발 전형을 파악하고자 할 때에는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실기, 수능 전형 등으로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부 지원 자격에 따른 전형도 함께 살펴보고 어느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한지를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정시 모집 선발 인원이 2020학년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다. 2022학년도 대입전형부터 정시 모집 수능 전형을 30% 이상으로 선발하라는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정시 모집의 선발 비율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21학년도 정시 모집의 선발 비율은 예상과 달리 전체 모집 정원(34만7447명)의 23.0%(8만73명)로 2020학년도에 22.7%(7만9090명)이었던 것보다 0.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시 모집의 선발 비율은 2020학년도에 77.3%(26만8776명)이었던 것이 2021학년도에는 77.0%(26만7374명)으로 0.3%포인트 감소했다.
셋째, 전체 수시 모집 인원은 감소했지만, 일반 전형과 고른기회 전형 등은 오히려 증원해 선발한다. 2021학년도 수시 모집의 선발 비율이 2020학년도보다 0.3%포인트 감소하였다고 수시 모집에서 실시하는 모든 전형들이 감원하여 선발하지는 않는다. 특히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일반 전형을 비롯해 고른기회 대상자 전형과 정원 외 특별 전형인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장애인 등 대상자, 계약학과 전형 등은 오히려 모집 인원을 증원하여 선발한다.
넷째, 학생부 위주 전형의 선발 비중이 0.2%포인트 증가한다. 학생부 위주인 학생부교과 전형과 학생부종합 전형의 선발 비율이 2020학년도에 67.1%(23만3230명)였던 것이 2021학년도에는 67.3%(23만3701명)로 0.2%포인트 증가했다. 모집 시기별로는 수시 모집의 경우 2020학년도에 66.9%(23만2513명)이었던 것이 2021학년도에는 67.1%(23만3007명)로 0.2%포인트 증가했다.
다섯째, 논술 전형 31개 대학에서 984명 감원하여 선발한다. 2021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논술 전형은 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 31개 대학에서 실시하며, 전체 모집 인원은 1만1162명이다. 이는 2020학년도에 31개 대학에서 1만2146명을 선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학 수는 동일하지만, 모집 인원은 984명이 줄었다.
여섯째, 2021학년도 수시 모집으로 마지막 시행이 될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삼육대·한성대 등 11개 대학이며, 모집 인원은 4485명이다.
일곱째, 2021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지역인재 특별 전형은 86개 대학에서 실시하고 전체 모집 인원은 1만6521명이다. 이는 2020학년도에 83개 대학에서 1만6127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3개 대학 394명이 늘어난 것이 된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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