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아래 사진) 일본 외무상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가리켜 ‘오카자리(御飾·장식품)’라고 표현했다고 일본 주간문춘(週刊文春)이 보도했다. 오카자리는 신불 앞을 장식하는 공물로, 명색뿐이고 쓸모없는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주간문춘은 28일 발매한 최신호(12월5일호)의 ‘한국 외교의 키맨은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파였다’라는 기사에서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원래는 모테기 외무상과 지소미아 유지파로 알려진 강경화 장관 간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됐지만 이 루트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모테기 외무상이 강 장관에 대해 “청와대에 통하지 않는다. 그녀는 ‘오카자리’로, 아무리 얘기해도 문(재인) 대통령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잡지는 이런 배경에 따라 양측의 협상 창구로 낙점된 것이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 루트였다고 썼다.

최근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지역 유권자에게 선물 제공 의혹) 전 경제산업상과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상(아내의 선거법 위반 의혹)의 연쇄 낙마를 가져온 의혹을 특종보도한 매체가 주간문춘이다.
카운터 파트를 허수아비로 본다는 모테기 외무상의 발언은 강 장관의 실제 역할과 관계없이 파장이 예상된다. 모테기 외무상의 전임자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도 지난달 월간지 문예춘추와의 인터뷰에서 “강 장관과는 휴대전화로 대화가 가능한 관계였다”며 “강 장관이나 한국 외교부와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청와대는 인식이 달랐다”고 밝혀 외교가에 미묘한 긴장이 조성됐다.
9·11 개각으로 경제재생상에서 자리를 옮긴 모테기 외무상은 강 장관과 지난 9월 유엔총회 계기에 첫 회동을 한 뒤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 직후인 지난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때 약 35분간 회담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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