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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vs 손정의의 ‘직감투자’ [논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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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07 17:12:36 수정 : 2019-11-07 17: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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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작년 초 세계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에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투자하려 했다고 한다. 원래 기술기업을 기피하는 대신 저평가된 우량기업을 장기투자하는 버핏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그는 “구글과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건 잘못된 것”이라며 신산업투자에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우버 측과 진행된 협의에서 지분 규모와 조건이 맞지 않아 이 투자는 무산되고 말았다. ‘가치투자의 귀재’답게 버핏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일정 수준까지 위험을 최소화하려 했고 우버의 가치에도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그해 1월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우버 지분 20%를 480억달러(55조4880억원)에 사들였다. 손 회장은 이외에도 미국 리프트, 중국 디디추싱, 인도 올라, 싱가포르 그랩, 리프트 등 각국의 차량 공유서비스업체에도 투자했다. 전 세계에 500개 이상의 공유사무실을 운영 중인 위워크에도 100억달러(11조5600억원)이상을 쏟아부었다. 이처럼 손 회장은 미래를 선도할 기술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큰돈을 벌어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손 회장의 수법이 버핏보다 영화 스타워즈의 ‘요다’와 가깝다고 평가했다. ‘포스를 느껴라’라는 요다의 말처럼 투자기회가 있다는 느낌이 오면 대담한 베팅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 회장의 ‘직감투자’는 혹독한 시련을 맞고 있다. 우버의 주가는 올해 5월 상장된 이후 하락을 거듭, 공모가(45달러) 대비 30%가량 빠졌다. 위위크도 수익저하로 한때 470억달러까지 예상됐던 기업가치가 78억달러로 추락했고 미 증시상장도 무기 연기됐다. 급기야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3분기(7∼9월) 70001억엔(약 7조442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손 회장은 실적 발표 후 “이번 결산은 너덜너덜하다. 3개월 결산으로 이 정도의 적자를 낸 것은 창업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이와는 달리 버핏은 투자를 자제한 채 현금확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9월 말 현재 1282억달러(148조2000억원)규모의 현금 및 단기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200억달러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10억달러 증가한 79억달러에 달했다. 버핏은 최근 주가 거품이 심하고 매력적 투자처를 찾기 힘들자 자사주만 대거 매입했다고 한다. 최근 4년사이 단 한 번도 대규모 인수합병도 하지 않았다.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버핏의 보수적 투자가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투자철학이 달라도 두 사람은 경영진을 중시하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버핏은 1976년 파산위기에 처한 자동차 보험회사 가이코에 투자했다. 한때 61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2달러까지 추락한 때였다. 그해 5월 미국의 4대 보험·증권그룹인 트래블러스그룹을 회생시킨 잭 번이 가이코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자 버핏은 곧바로 투자를 결행했다고 한다. 손 회장이 마윈의 알리바바에 투자한 일화도 유명하다. 손 회장은 2000년 중국 영어교사 출신 마윈을  만난지 6분만에 20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그는 “마윈은 사업계획이 없었디. 매출도 없었다. 그런데 눈이 매우 강력했고 빛이 났다”고 했다. 손 회장은 2004년 알리바바 상장때 수천배의 돈을 벌었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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