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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향한 ‘경청과 배려’… 지혜로운 소통을 이끌다

입력 : 2019-09-28 03:00:00 수정 : 2019-09-27 19: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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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인북스/1만6000원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김정기/인북스/1만6000원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가 자신에게 매력을 못 느끼는 건 속상하는 일이다. 눈에 삼삼한 네 살 외손녀에게 인기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 딸이 낳은 딸아이를 너무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우주 삼라만상에 어디 있을까. 과장된 몸동작과 고조된 목소리로 요란한 수작을 건네도 효과가 없다. 도대체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경청이었다. 그 숙녀가 나를 정겹게 대하지 않는 이유였다. 그녀의 엄마, 아빠나 외할머니, 여타 가족과는 달리 끝없는 인내심으로 참으며 그녀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거나 보채는 비언어도 그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사행위인데도 무시한 경우가 있었다. 경청이 부실하니, 호감도 부실하고, 관계도 부실하고 인기도 부재인 것이다. 저자인 김정기(사진)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의 경험담이다.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은 ‘공통 또는 공유’(communis)의 뜻을 지닌 라틴어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첩경일 수 있다. 영어 공부나 컴퓨터 교육 등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 저자는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즉, 매스컴 일변도 연구에 밀려 소홀하게 취급받아 온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그래서 인간 사이의 소통이 주는 의미와 행복을 찾아보자”고 했다.

인간이란 조건과 상황을 고려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한다. 때로는 수용하고 배척하며, 무시하면서도 고려하고 이해한다. 인간 삶과 생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의 건강성은 이 소통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말하기 훈련이 이루어져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소통이 잘되어야 개인도 공동체 사회도 잘된다는 말은 지극히 당연하다.

저자는 특히 왜 상호 소통하는지, 호감을 얻는 상호 소통은 어떤 것인지, 어떻게 말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초면 상황의 긴장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등에 대해 풀이했다.

현대 사회에서 지혜로운 소통은 상대에 대한 경청과 배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적극적이고 지혜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사과(Apology)의 중요성을 들었다. 잘못에 대한 사과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원망과 불신으로 틀어진 관계를 그 이전보다 더 튼튼한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다.

저자는 특별한 사례로 독일과 일본을 들었다. 독일 전 총리 빌리 브란트의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와 일본 총리 아베의 오만하고 무례한 행태를 대비했다. 저자는 “독일 정부의 지속적이고 진정한 사과는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고, 아베의 사과를 거절하는 후안무치는 침략주의의 망령을 떠올리게 하는 인류사회의 죄악”이라고 했다. 저자는 배려와 보상, 긍정호감 커뮤니케이션의 세 가지 차원에서 일상과 밀착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소통의 불안감, 언어의 공격성향에 따른 부작용 등, 바람직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행태에 대한 대처방안도 제시했다. 저자는 “현대 사회는 나날이 개인 혹은 집단 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면서 “효율적인 소통과 공감의 지혜를 얻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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