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원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7살 남자아이를 치고 달아난 일명 ‘용원동 뺑소니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범행 하루 만에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피해 초등학생의 아버지는 “피가 거꾸로 솟지만 아이를 생각해 힘 내겠다”고 했다.
◆피해 초등학생 父 “아들은 의식불명인데, 뺑소니 친 놈 생각하면 울분…”
19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피해 초등학생(7)의 아버지인 장현덕(34)씨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어젯밤(18일) 경찰이 찾아와 ‘범인이 사고 다음날 오전 8시에 인천공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한 게 확인됐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국민일보에 장씨는 “범인 출국 사실을 전하러 온 분(경찰)이 무슨 죄가 있겠나”라며 “범인은 놓쳤지만 아이가 일어나주길 눈떠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꼭 잡고 싶었는데 뺑소니 치고 두 다리 뻗고 잘 그 놈(용의자)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고 분하고 너무 어지럽다”라며 “아이를 생각해 쓰러지지 않고 힘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을 마쳤으나 의식이 없는 아들에 대해 장씨는 “오늘 중 재수술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라며 “아들이 힘을 내 일어나 준다면 평생 감사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警, 카자흐스탄 국적 외국인 노동자가 주력 용의자 ‘사고 하루 만에 출국‘
이날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장씨 아들 태휘군을 차로 치고 달아난 카자흐스탄 국적 A(20)씨가 범행 다음 날 국내를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진해경찰서에 따르면 태휘군은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의 A씨가 운전하던 승용차에 치어 중상을 입었다.
장씨가 아들을 황급히 병원으로 옮기는 사이에 A씨는 차를 몰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이 사고로 태휘군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뇌출혈과 복합두개골골절, 뇌압상승 등의 진단을 받고 두개골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이후 현장에서 2.1㎞ 떨어진 녹산공원에서 차량을 찾았지만 용의자는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 경찰은 A 씨가 사고 다음 날인 오전 10시 2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카자흐스탄으로 간 것으로 확인했다.
◆警, 카자흐스탄 경찰과 수사 공조해 용의자 검거 할 것
국민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장씨에게 “현지 경찰과 협조해 용의자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한국은 카자흐스탄은 2012년 9월부터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된 상태다. 이에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외교부 등과 수사 공조를 통해 카자흐스탄으로 달아난 A씨를 추적할 계획이다.
한편, 장씨는 사고 다음날인 17일 오후 4시3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도와주세요. 저희 아이가 뺑소니를 당했습니다”란 내용의 글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뺑소니범을 잡아주세요. 저희 아이를 살려 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해당 사건을 공론화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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