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높은 관심 속에 열렸다.
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청문회를 시켜보던 시민들은 '사퇴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과 '장관 적임자다'라며 긍정적인 의견이 엇갈리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여·야 모두 준비되지 못한 청문회란 지적도 있었다. 또, 질문하는 의원뿐만 아니라 조 후보자의 시원하지 못한 답변을 지적하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지모(66)씨는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조 후보자의 가장 큰 문제는 일관성이 없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모(33)씨는 "검찰 개혁 개혁을 외치는데,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문제투성인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는다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그만둬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정모(42)씨는 "조국 후보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워낙 사회적 이슈라 방송을 보게 됐다"며 "자고 나면 의혹 생긴다. 해명도 답답하고, 보는 내내 답답했다"고 조 후보자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조 후보자의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에 진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법무부 장관의 적임자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직장인 최모(49)씨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의혹만 제기하고 확인 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무리 의원이라고 해도 거짓된 정보를 포장해서 그럴 듯하게 한다"며 "조국이 사퇴할 명분은 없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김모(26)씨는 "청문회 한다 안한다. 말만 많았지. 결국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우롱한 것이다"며 "야당에서 조국을 사퇴 시키려고 난리 치는 것을 볼 때 소름이 돋는다. 저렇게 반대를 하는 것 봐서는 조국이 적임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29)씨는 "딸이 장관 후보자냐? 딸이 장관 후보자냐? 인사청문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조국 후보자를 중심으로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 '한 방'없이 공방만 되풀이한 조국 청문회
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확실하게 부각시킬 만한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으면서 야당 내에서 조차 "맹탕청문회"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씨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과 관련, 조 후보자가 동양대 총장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위조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조 후보자도 이를 모두 부인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앞에서는 의혹이 생기기 때문에 해당자와 통화를 못 한다면서 뒷구멍으로 의심되는 사람과 통화했다"면서 "위증 교사에 증거인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동양대 총장이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서 조 후보자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최성해 총장과 "짧은 통화를 한 번 했을 뿐"이라면서 "제 처는 (표창장 문제를) 위임받았다고 하고 많이 억울해하는데 조사를 좀 해달라"고 했다면서 '거짓 증언 종용'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또 자신의 부인이 최 총장에게 "그대로 대응해줄 것을 부탁드렸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항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한국당 김도읍 의원 질의에 "그 문자를 보면 실제 학교에 많은 일이 전결로 처리되지 않느냐고 항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재판에서의 결론에 따라 제 처가 관련이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조 후보자를 지원했다.
김종민 의원은 "동양대 총장 명의로 일련번호가 다른 표창장이 수십장이 나갔다. 제가 확인한 것만 18개"면서 "오늘 아침 표창장에 직인을 찍은 직원이 라디오에 나와서 '내가 추천했다. 봉사활동 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딸의) 봉사활동이 있었고 교수가 표창장 추천해 발부됐는데 공교롭게 동양대에서 관리하는 상장과 표창장 형식이 통일되지 않아 지금 혼란이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조 후보자 아내가 동양대 교수로 오기 전부터 후보자 딸이 봉사활동을 했다고 표창장에 써있다"면서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것은 거의 확실"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배우자의 동양대 교수) 임명 전부터 (딸의 봉사활동이 시작됐다고) 적혀 있는 것은 명백한 오기"라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또 딸의 우간다 봉사활동 논란에 "딸은 우간다에 직접 가지 않았고 국내에서 지원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웅동학원이나 사모펀드 관련 등의 의혹도 부인했다.

민주당은 생기부 유출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철희 의원은 "제왕적 검찰총장"이라면서 "검찰과 본인 외에는 안 갖고 있는 생기부가 돌아다니고 급기야 오늘은 포렌식 한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닌다"면서 "검찰 말고 누가 이 자료를 갖고 있겠냐"고 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국회의 고유 권한인 인사청문회가 검찰에 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검찰의 수사를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수사 자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여권과 검찰의 충돌에는 "양측이 일정하게 서로 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를 거치며 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적격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이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불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조국 도와준 맹탕청문회"..한국당 게시판 '몸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자유한국당 인터넷 홈페이지가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청문회 초반만 해도 청문위원으로 나선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응원글이 다수를 차지했으나 기존에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공방만 반복되는 양상으로 흐르면서 오후부터는 한국당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누리꾼들은 이날 청문회는 '맹탕 청문회', '허탕 청문회'가 됐다며 당 지도부의 전략 실패를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처음에 말도 안 되는 청문회를 한다고 했을 때 그래도 뭔가 준비를 했겠지, 한방이 있겠지 하고 믿었는데…결국은 아무것도 없네요"라고 적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동반 사퇴를 주장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그외에도 "조국에게 변명거리만 만들어준 청문회 책임지고 사퇴하라", "한심한 자한당", "청문회는 도대체 왜 한 거냐" 는 등의 비판글이 줄을 이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맹탕인 야당이 맹탕 면죄부 청문회를 열어줘 맹탕인 조국을 법무장관 시켜 주는구나"라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들 이미 올라가 버린 닭이 내려올 리 있냐"고 비꼬았다.
홍 전 대표는 여권을 향해 "비리 덩어리를 장관 시켜 줬으니 그간의 우리 비리도 이제 덮어 주세요. 특검·국정조사는 야당 입장도 있고 하니, 계속 주장할 테니 그냥 양해해 주세요"라면서 "참 기분 더러운 하루"라고 적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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