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 중단으로 방치돼 국립공원 계룡산의 흉물로 꼽혔던 갑사 앞 호텔 건축물(사진)이 33년 만에 헐린다.
3일 충남 공주시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사 중단 건축물 정비사업’ 대상지로 공주시 계룡면 호텔을 비롯한 6곳과 예비사업 8곳 등 총 14곳이 선정됐다.
대부분 평균 방치 기간만 15년에 이르러 경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범죄와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곳이며, 이 가운데 갑사 호텔 건축물은 최장 기간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온 곳이다.
유서 깊은 사찰 갑사의 입구에 있는 호텔 건축물은 1986년 공사를 시작한 이래 사업자가 7차례나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1992년에 공사가 완전히 멈췄다. 공정률 약 30% 상태에서 부지 6731㎡,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이 검게 퇴색된 시멘트 골조만 드러낸 채 현재까지 폐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과 상인, 계룡산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철거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소유권 문제에 걸려 해결책을 찾지 못해왔다.
국토부와 공주시는 아직 구체적인 정비방향을 결정하지 않았으나 우선 철거한 뒤 주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국토부가 해당 건물·부지 소유권자와 협의를 통해 철거·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폐건물 철거, 신규 공간 조성 등을 맡아 진행한다. 비용은 일정 기간 LH가 신규 공간을 활용해 낸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30년 넘게 계룡산의 흉터로 남았던 건축물 처리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침내 찾게 됐다”며 “갑사와 상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주민들이 꼭 필요로하는 생활편익시설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시행한 ‘공사 중단 건축물 정비 선도사업’은 착공 후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에 대해 국비를 투입해 정비방안을 마련하는 지원사업이다.
공주=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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