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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임중도원(任重道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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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27 23:18:46 수정 : 2019-06-27 23: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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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교류의 상징이다. 인류 문화, 문명의 통로다. 고금동서 역사가 잘 보여준다. 로마인들은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까지 500년 동안 8만㎞에 이르는 로마 가도를 만들었다. 총길이 4800㎞인 우리나라 고속도로 약 17개, 휴전선(248㎞) 322개와 맞먹는다. 팍스 로마나!, 곧 로마에 의한 평화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와 동의어라고 하겠다.

진시황을 보자. 중국 최초 천하통일 위업을 달성했다. 통일 후 법령 정비, 문자·도량형·화폐를 통일한다. 총 길이 5000㎞에 이르는 만리장성을 건설했지만 전국적인 도로망 건설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전 1969년 4월 12일 경인고속고로가 개통되고 처음 고속버스가 운행, 1일 생활권 시대를 연다. 이보다 70년 앞선 1899년 9월 19일 경인선 개통 이래 철도는 우리 삶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발 노릇을 톡톡히 했다. 철도는 사람살이의 행로를 닮았다. 동서양을 떠나 인간 냄새 물씬 나는 정한을 가득 담고 있다.

일본 신칸센 고속철도가 출발하는 도쿄 역 19번 플랫폼에는 세계 최초 고속철도의 아버지라 불리는 소고신지(十河信二) 흉상이 서있다. 그리고 그 아래 적혀 있는 ‘일화개천하춘(一花開天下春·한 송이 꽃이 천하의 봄을 연다)’이란 글은 철도 르네상스를 예견케 한다.

우리 역시 21세기 한민족의 시대를 맞기 위해선 철도 부흥을 이룩해야 한다. 물류수송 활성화를 위해 표준화와 자동화, 화물정보화를 통한 복합운송시스템을 갖춰 첨단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 나아가 ‘북한의 빗장’을 열어 열차가 유라시아 대륙을 달려가야 한다. 그러면 남북 분단·불통(不通)에 따른 민족의 아픔도 사라질 것이다. 물론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다(任重而道遠)”는 ‘논어’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힘을 내야 한다.

상상해보자. 부산·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서울을 거쳐 평양∼베이징∼몽골∼모스크바∼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라인강 하구까지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그 모습을! ‘신세계’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팍스 코리아나, 한국인에 의한 세계평화는 꿈이 아니다. 오늘은 ‘철도의 날’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任重道遠 :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

任 맡길 임, 重 무거울 중, 道 길 도, 遠 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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