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우리나라에선 생소하기만 한 단어 ‘안식월’. 문자 그대로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면 한 달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다. 올해로 10년째 이 제도를 시행해온 한 기업이 최근 안식월 관련 책을 연이어 내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 엔자임헬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안식월 제도 시행 10년차를 맞아 ‘직장인의 한달 휴가: 두번째 이야기’(사진)를 펴냈다.
엔자임헬스는 직원들에게 3년마다 한 번씩 한 달간 유급휴가를 주고 있다. 직원이 60여명 수준으로 많지는 않으나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직원들이 안식월을 이용한 횟수는 64회에 달한다. 일수로는 1920일, 햇수로는 5.3년에 해당한다. 매년 전 직원의 10%(6.4명)정도가 안식월 휴가를 떠나는 셈이다. 안식월 휴가를 2회 이상 간 직원은 8명, 3회 이상은 6명이다.
앞서 2017년 출간된 ‘직장인의 한달 휴가’가 여행기에 가까웠다면, 이번 두번째 이야기에는 저자 8명의 개성 넘치는 한 달간의 휴식과 도전이 담겨있다.
차례를 살펴보면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9호 하숙생(김세경 상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한 한 달간의 다이어트 프로젝트(김민지 대리) △대학생처럼 떠난 직장생활 4년차 건강한 청춘의 스위스 배낭여행(고성수 대리),△빵!빵!빵! 유럽으로 떠난 빵 투어(김지연 팀장)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시간, 아시아 3개국 테마여행(이지수 상무) △한 달을 살금살금 쉬는 방법, 북 스테이, 숲 스테이, 템플 스테이(이현선 이사) △남편과 함께 한 하와이 캠핑, 엄마와 함께 한 한라산 등반(백목련 대리) △50살 늦깎이 유학, 런던에서 보낸 1년(김동석 대표) 등 저자들의 다양한 휴가를 엿볼 수 있다.
저자들은 “한껏 게으른 나무늘보처럼 걱정할 필요도, 긴장할 필요도, 눈치 볼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이 주어진 시간의 자유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인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직업관련 질병의 하나로 공식화한 상황이라 이들의 안식월 경험은 다른 기업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는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회사 사정상 안식월 제도는 쉽게 정착하기 어려웠지만 적극적으로 추진한 회사와 서로 독려한 직원들, 응원을 보내준 고객들 덕분에 이제 안식월은 우리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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