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경력 없는 간호사와 동일한 대우를 받네요.”
서울대병원 사내 변호사 채용을 둘러싸고 변호사업계가 술렁거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최근 간호사 380명과 사내 변호사 1명을 뽑는 채용공고를 동시에 냈다. 간호사 직군의 지원자격은 간호사 면허를 보유한 기졸업자 또는 2020년 2월 졸업예정자였고, 사내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로 한정했다.
문제는 병원이 간호사와 변호사 직군에 대한 채용공고에서 둘의 직급을 ‘J(Junior)1’로 통일했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통상 직급은 J1∼3, S(Senior)1∼3, M(Manager)1∼3 등 총 9단계로 구분된다. J1은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이에 변호사들이 자신들이 경력이 없는 신입 간호사와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들이 활동하는 한 비공개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채용공고를 둘러싸고 “해도 너무한다”, “수요를 당하지 못 하는구나”란 자조 섞인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왔다.
변호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대학병원뿐 아니라 다른 채용공고에서도 자신들의 낮아진 몸값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이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감사 업무 등을 담당할 계약직 변호사 채용공고를 내며 급여로 세전 월 300만원∼350만원을 제시해 변호사들의 반발을 샀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도 지적재산권 업무를 담당할 계약직 변호사 채용공고를 내며 급여로 세전 월 300만원∼350만원을 내걸었다. 자격증 하나만 갖고 있어도 대우받던 변호사들의 몸값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간호사들을 폄훼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장기간 공부해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들이 경력이 없는 신입 간호사와 동일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낮아진 변호사들의 몸값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유섭·유지혜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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