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은 어린이날이다. 이유 불문하고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은 티 없이 맑게 자라야한다. 하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어린이들이 정치 행사와 외화벌이에 강제로 동원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6월 1일이 국제아동절, 6월 6일은 소년단 창립 기념일로 실질적인 어린이날이다. 얼핏 보면 북이나 남이나 어린이들에 대해 각별히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김정은도 2012년, 2013년 잇따라 소년단 창립절에 참석해 어린이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북한의 아동권은 국제 규범에 비추어보면 매우 심각하다. 국가 차원의 아동 착취 시스템이 가동되고, 국가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거대한 규모와 그 크기만큼의 인권 침해 사실로 유명하다. 특히 어린이들이 수개월간의 연습기간 동안 매우 다양하고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고 있는 사실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그리고 여러 매체의 보도와 증언들로 확인되었다.
2018년 북한이 정권수립일을 맞아 진행했던 아리랑 대집단체조 공연을 참관한 소식통은 “구경하는 사람들은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아리랑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매우 크다”며 “5~6살 어린이들까지 자체로 점심밥을 준비해 아침 7시에 나갔다가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는 강행군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0도 이상 무더위 속에서 어린이들이 공연 연습과 공연에 참여한다는 것은 큰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관절염, 방광염, 신경통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전략센터, 1969년KAL기납치피해자가족회, 나우(NAUH·Now Action & Unity for Human Rights), 열린북한방송,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PSCORE) 등 북한 인권 시민단체들이 나서 성명을 내고 북한 어린이 인권개선 운동에 나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집단체조는 북한 외화 수입의 주요 원천이 되었다. 이는 많은 수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이들 관광객은 참여를 강요받는 아이들이 겪는 인권 침해에 대해 대부분 무지하다. 훈련 기간은 거의 일 년 내내 진행되며, 4~6개월 정도는 학교 수업시간을 희생하고 하루 종일 연습을 한다. 훈련과 연습은 가혹하다. 자기가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체벌을 받거나 저녁 연습을 추가로 해야 한다.”
또한,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의 증언은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매스게임을 할 때만큼은 평양시민으로 태어난 걸 후회한다. 소학교 때부터 동원된다. ‘아리랑‘ 이전부터도 매스게임은 계속 있었다. 배경대는 5만 명 정도 되는데, 이들이 배경 이미지 판을 들고 지시에 맞춰 바꾸는 것이다. 아이들이 한여름에 볕을 쬐고 연습하다 보니 죽는 아이들(소학교)도 나온다. 내가 소학교 다닐 때 동급생이 죽은 적이 있다. 친구 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피오줌을 싼 경우도 있다. 햇볕 아래서 계속 연습하는 게 매우 힘들었고, 계속 반복 연습을 해서 일률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힘들었다. 응원대는 박수치고 응원을 하고 치어리딩 같은 걸 한다. 배경대보다는 좀 낫다. 남자는 곤봉, 여자는 댕기(리듬체조)를 한다. 평양 출신 여자들은 리듬체조는 기본적으로 다 할 줄 안다. 아침에 오전 수업을 끝내고, 오후에는 사회적 과제를 위해 일한다. 최소 6개월을 준비해야 하고, 아리랑은 정확히 1년을 준비한다.”(1980년대 중반 출생, 평양 출신)
북한의 집단체조는 2007년에 기네스 세계기록으로부터 전 세계에서 열리는 단일공연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공연으로 인정을 받았다. 다시 말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권 침해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북한은 2019년에도 대집단체조를 재개할 것을 공식화 하고 있으며 이미 평양에서는 아이들이 집단체조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또한 각종 여행업체들을 통해 집단체조와 연계된 9월 관광객을 모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북한이 대화에 나서고 북한의 비핵화와 정상국가화를 위해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가장 희망스러운 상황이 온다고 해도, 우리들의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 대한 착취와 인권침해가 지속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 인권단체들은 북한이 주민들의 노력 동원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주민들의 노력을 무상으로 착취해 핵심계층 몇몇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비인권적인 현실을 매우 규탄하는 바이다. 더 나아가 북한의 어린이에 대한 집단체조 동원을 매우 엄중하게 규탄하며, 앞으로의 모든 집단체조에는 단 한 명의 어린이도 동원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 또한 북한을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들과 정치인들은 북한의 집단체조를 절대 관람하지 말 것이며 어린이들의 인권보장을 북한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할 것을 권고한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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