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 주민들의 송전선로 건설 반대로 ‘반쪽 가동’위기에 몰렸던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반도체캠퍼스가 반대 주민들과의 극적 타결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5년간 건설이 중단된 서안성 변전소와 평택 고덕신도시를 잇는 345kV 송전선로 건설 사업이 금년 중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11일 경기 안성시와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안성시와 ‘원곡면 송전선로반대대책위원회’, 한국전력, 삼성전자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 상생협약(MOU)’을 맺는다. 협약에는 주민들이 지중화를 요구한 원곡면 산간지역 1.5㎞ 구간에 대해 지상 송전탑과 터널을 동시에 건설하되 공사기간이 짧은 송전탑(2023년 건립)을 통해 먼저 전기를 공급한 뒤 2025년 터널이 완공되면 송전선로를 지중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023년 완공 예정인 3, 4라인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고, 주민들은 마을 지원과 고압선 지중화를 통해 건강권을 확보하게 됐다.
1라인당 30조원씩 모두 4개 라인에 120조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 반도체캠퍼스는 2017년 1라인 준공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건설 중인 2라인은 2020년 준공 예정이며 2023년 3, 4라인 건립이 예정돼 있다. 1, 2라인은 154kV 고덕∼평택, 154kV 송탄∼진위 송전선로로 가동이 가능하지만 3, 4라인은 345kV가 있어야 가동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2014년 5월부터 서안성 변전소에서 평택 반도체캠퍼스가 입주한 고덕신도시까지 전체 23.86㎞ 구간에 송전탑 35기 등을 건설하는 송전선로 연결사업에 들어갔지만, 중간에 위치한 안성 원곡면 주민들이 건강권과 재산권을 침해당한다며 원곡면을 통과하는 4㎞ 구간 전체 지중화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한전은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을 제외한 산악지대는 지중화가 불가능하다며 맞서 결국 송전선로 연결사업이 중단됐다.
24시간 전력을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은 전력 공급이 잠깐만 중단돼도 원재료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등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에 따라 삼성이 산간지역 1.5㎞ 구간 지중화에 소요되는 750억원과 마을 지원에 드는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하면서 한전이 이를 수용했고, 주민들도 한발짝 물러서면서 5년 만에 타결이 이뤄졌다.
안성=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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