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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한 상가 입구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진 = 김경호 기자 |
금연정책이 확대되면서 금연 건물 등 금연 공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길을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줄지 않아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흡연하면서 이동하는 행위(소위 ‘길빵’)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모(34)씨도 지난해 8월 국민청원 사이트에 ‘길을 걸어다니면서 흡연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당시 임신 중이었던 아내와 매일 산책을 했는데, 골목에서 담배 피우며 걸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갑자기 길에서 담배 냄새가 확 날때는 ‘습격’을 받는 기분이었다. 너무 답답해서 청원글까지 썼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 역시 3년전까지 흡연자였지만, 길을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웠던 적은 없다. 그는 “야외 흡연 자체를 금지하면 흡연자들에게 과도한 제재가 되겠지만, 걸어가면서 피우지 말고 한 자리에 서서 피우라는 것은 지키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지킬 수 있다”며 “담배 피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분밖에 안되는데 굳이 걸어가면서 피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의지만 있으면 되는데 흡연자들이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간접흡연이 논란이 되면서 일본 나라현의 이코마시는 지난해부터 시청사 직원들에게 담배를 피운 직원은 흡연 후 45분간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흡연 후에도 45분까지 체내에서 유해물질이 빠져나간다는 일본 산업의과대학의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이다.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흡연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야한다는 의견도 있다.김모(34)씨는 “금연공간이 늘어난만큼 흡연자들이 마음놓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나면 오히려 간접흡연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흡연공간이 충분히 확보되면 길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막아도 흡연자들이 할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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