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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교섭술'…日 후지TV 민족차별 논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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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7 14:27:21 수정 : 2019-01-27 12: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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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어조·주위에 어필·논점 흩트리기 등 / '반한 인사' 구로다 가쓰히로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소개 / 日 내부서 편견·차별이라는 비판 제기도 / 후지TV "지적된 보도, 일·한 관계 개선 모색하는 내용" 일본의 극우·반한(反韓) 매체인 산케이(産經)신문 계열의 민영방송인 후지TV가 한국인에 대한 차별적인 내용을 뉴스프로그램에서 다뤄 논란이 일고 있다.

후지TV가 24일 저녁에 방송한 프라임뉴스이브닝(Prime News Evening)에서 소개된 ‘한국인의 교섭술’이라 내용에 대해 “차별적이지 않은가”,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한국인 등 외국인에 대한 편파·혐오·중상모략 발언)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지TV는 프로그램에서 한·일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한국 측이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저공비행 영상을 공개하고 일본 측이 이를 부정하는 상황을 다루면서 “일·한 관계에 대해 조금 진저리 치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반한 인사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한국인의 교섭술’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인의 교섭술’이라는 차별적 내용을 보도한 후지TV.
내용은 “한국인의 교섭술에는 3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 강한 어조로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준다. 두 번째 주위에 어필(호소)해서 이해자를 늘린다. 세 번째 논점을 흩트려 우위에 선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행동 패턴이 나라에도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구로다씨는 예를 들어 레이더 문제(일본 초계기의 근접저공 정찰비행 사건에 대한 일본식 표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자위대기의 저공 위협 비행을 새로운 포인트로 제시하면서 논점을 흐리고 있으며 한국 국내에서는 이미 레이더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이 세 번째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구로다씨는 ‘일본 방위성이 먼저 교섭을 취소했는데 이런 전략을 옳았다. 이대로 끝나면 세계는 한국이 잘못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초조함에서 상황을 반전시켜 끝내기 위해서 저공 위협 비행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일본도 흥분하지 말고 냉정하게 방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지TV가 이렇게 한국인, 국민을 일괄해서 보도한 것에 대해 편견을 선동하고 있다거나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버즈피드저팬(Buzz Feed Japan)이 전했다.

헤이트 스피치 문제를 다루는 도쿄대 대학원 아케도 다카히로(明戶隆浩) 특임조교는 버즈피드저팬에 “편견을 가져오는 차별적인 언동으로 그 집단(한국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 내용은 차별적 선동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며 “레이더 조사(照射) 건에 한정하지 않고 한국인에 대해 이런 논법을 사용하는 것은 일정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은 신용할 수 없다고 유포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어떤 집단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집단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혐한류(嫌韓流)’ 이래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스테레오타입(선입견) 만들기다. 고전적인 것이 아니라 최근이 돼서야 일반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케도 특임조교는 특히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 “죽여라, 쫓아내라고 강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장 많은 패턴이 이런 식의 ‘신뢰의 훼손’이다”면서 영향력이 큰 TV가 이런 내용을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이나 출판 매체는 이런 견해가 넘쳐나고 있지만 지상파 TV가 프라임시간대에 (방송을) 해버리면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다. 일·한 관계 악화가 이런 미디어 보도로 인해서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자각을 어느 정도 하는 것일까”라고 했다고 버즈피드저팬은 전했다.

후지TV의 방송 내용은 일본 방송윤리·프로그램개선기구(BPO) 기준 위반 가능성도 있다. BPO 기준에는 △인종·성별·직업·경우·신조 등에 의해 취급을 차별하지 않는다 △인종·민족·국민에 관한 것을 취급할 때는 그 감정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2가지 관련 조항이 있다. 후지TV는 이 방송 비판과 관련한 문의에 대한 회답을 통해 “지적된 보도는 일·한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내용으로서 일방적으로 네거티브한 소개를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비즈퍼드저팬은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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