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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세계 경찰 계속할 수 없다”… 안보 리스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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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27 23:52:15 수정 : 2018-12-27 23: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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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고립주의 회귀’ 시사 / 주한미군 등에 불똥 튈 가능성 / 정부, 美외교 변화 예의주시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미국이 세계의 경찰 노릇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라크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를 깜짝 방문해 시리아 철군 비판론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한 말이다. “모든 부담을 우리 미국이 져야 하는 상황은 부당하다. 우리는 세계의 호구가 아니다”면서 “그들(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미군을 이용하는 국가들)도 이제는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의 경찰’로 상징돼 온 미국의 개입주의 외교노선에 마침표를 찍고 고립주의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게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는 적극적 개입주의를 표방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맞서 고립주의로 회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철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데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절반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잇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경찰론까지 꺼내들면서 지구촌 외교안보 지형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미동맹을 안보의 축으로 삼는 우리로선 트럼프식 고립주의가 한반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진행 중인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불똥이 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우리가 불이익을 보면서 부자 나라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길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틀 연속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력을 높일 공산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건 주한미군 주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다. 중동에서의 미군 철수가 당장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로 이어질 소지는 크지 않다. 하지만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욱이 퇴진을 앞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에 제동을 걸던 미국 정부 내 동맹 중시파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회귀 움직임 등 미국 외교정책 변화의 흐름을 세심히 읽고 안보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이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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