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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유뱅크스 지음/김영선 옮김/북트리거/1만68000원 |
첨단 기술은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분석하고 감시하고, 처벌하는가. 저자인 뉴욕주립대 정치학 부교수 버지니아 유뱅크스는 법 집행부터 정부 공공 정책에 도입된 디지털화가 시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디지털 기술이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견고히 하고, 사적·공적 복지를 약화시키는 현장”이라고 지적한다. 자동화 시스템이 소외 집단을 견제하고 조사하고 처벌하는 데 교묘히 이용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는 것.
저자에 따르면 디지털 시대가 시작된 이래 공공 분야에서의 의사 결정은 획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업무 처리 과정을 고도화한다는 명목 아래 공공서비스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전산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등 광범위한 신기술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지지하는 이들은 흔히 새로운 세대의 디지털 도구를 ‘혁신적’이라고 극찬한다.
하지만 새로운 데이터 분석 체제는 ‘혁명’이라기보다 ‘진화’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첨단 기술을 이용한 사회적 분류에 가장 열광한 곳이 심각한 불평등으로 분열되고 전체주의 정권이 통치하는 나라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공공정책의 디지털화가 복잡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기술 실체를 파악하기란 어렵다”면서 “잘못된 데이터, 소프트웨어 등의 영향력이 광범위한 상황인데도, 첨단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데이터마이닝, 정책 알고리즘, 위험 예측 모형 등의 첨단 기술에 대한 신비화를 경계하면서 사회적 논쟁으로 유도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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