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의료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허위 공문서 작성 등 직원 비위가 내부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진료비 감면 혜택의 절반 이상을 직원과 직계 가족이 누리고, 금품을 수수한 직원들이 수천만원의 성과금을 받는 등 곳곳에서 세금이 새나갔다.
28일 서울시의 ‘출연 및 직영병원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75건의 지적사항과 80건의 인사조처가 서울의료원과 시립은평병원·어린이병원에 내려졌다. 감사는 지난해 8월28∼10월25일 진행됐다.
◆진료비 미수금 10억원 넘는데…환수노력 ‘全無’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11억원의 부채를 기록한 서울의료원은 진료비 미수금 제때 환수하지 않아 13억원을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 공공의료원 특성상 일정한 거소가 없는 행려환자 등 의료취약계층 방문이 많아 미수금이 높을 수 있지만 서울의료원은 환수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의료원은 2012∼2015년 4805건(9억5141만원)의 진료비 미수금 중 3634건(7억8792만원)의 채권이 소멸시효를 넘겨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2015∼2016년에 채납액 3억4541만원은 채권 소멸시효(3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결손 처분됐다. 서울 강남에 351㎡(약 100평)의 대지를 소유한 A씨 등 납부능력이 충분한 29명의 미납 진료비도 그대로 결손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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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료원. |
◆진료비 감면제도 수혜자 중 절반 이상은 직원·직계가족…지적받자 감면대상 상한 규정 폐지
서울의료원 직원과 직계가족들은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진료비 감면제도의 규정을 초과해 수십억원의 혜택을 누렸다. 2014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서울의료원에서 진료비를 감면받은 환자(26만1209명) 중 직원과 직계 가족은 50.7%(13만2483명)로 총 25억1300만원의 진료를 할인 받았다. 서울의료원은 환자 중 진료비 감면 대상자가 3%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을 어겨가면서 전체 환자(255만5978명) 중 5.2%인 직원과 직계 가족 환자에게 감면 혜택을 적용했다.
감사에서 3% 기준이 문제가되자 서울의료원은 지난 1월 해당 기준을 수가규정 시행내규에서 삭제했다. 시 감사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지적에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1990년대 만들어진 것으로 의료취약계층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제한 규정이 현실에 맞지 않아 폐지했다”고 해명했다. 진료비 감면제도 혜택을 직원과 직계가족들이 누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체 의료원 수익에 비하면 해당 금액은 0.6%로 큰 규모가 아니다”고 답했다.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감면 받으려고 허위 공문서 작성한 공무원
어린이병원의 직원 A씨는 2015∼2016년 교통법규를 4차례 위반해 부과된 과태료를 감면받고자 거짓 출장을 신청하고 허위공문서를 만들어 3건의 과태료를 감면받았다. A씨는 ‘응급환자 혈액 공급으로 남부혈액원에 출장 갔다가 단속되었다’고 허위로 사유를 작성해 감면 의견진술 신청서를 작성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행정미숙으로 받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개선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환수 조치로 진료비 미수금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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