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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전민재, 장애인AG 100m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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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서 14초98… 200m 이어 2관왕 / 2014년 인천대회 이어 최강자 ‘우뚝’
“엄마, 나 스무 살까지만 살래.”

사춘기 소녀가 노상 그렇듯 우울한 유년 시절이었다. 다섯 살 꼬마 숙녀에게 찾아 온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염은 상반신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게 했다. 학교생활도 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힌 그에게 하루는 유독 길었다. 하지만 인간에게 죽고 싶다는 건 미치도록 살고 싶다는 반증이다.

19살이 되던 해 특수학교에 들어가 늦깎이 초등학생이 됐고, 26세이던 중학교 2학년 때는 육상에 입문해 한국 장애인 육상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여자 뇌성마비 트랙 단거리에서 세계적 기량을 자랑하는 전민재(41·전북장애인체육회·사진)의 얘기다.

전민재가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서 2회 연속 2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100m(스포츠 장애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지난 8일 여자 200m 금메달에 이은 쾌거다. 전민재는 결선에 나선 8명 중 불혹을 넘긴 최고령이지만 폭발적인 스퍼트로 20대 안팎의 선수들을 2초 가까이 앞섰다.

여전히 소녀 같은 수줍은 미소의 전민재는 “모든 근심 걱정을 털고 앞만 보고 질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발톱이 빠지도록 홀로 골목길을 달렸고, 밭두렁에서 폐타이어를 끄는 지옥 훈련을 해내는 동안 얼어붙은 마음도 녹아내렸다. 다섯 명의 조카를 살뜰히 아끼는 이모인 그는 스마트폰 음성편지로 ‘조카 바보’의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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