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11일 광동제약 고문을 지낸 광동한방병원 이사장 이모(65)씨가 투신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광동제약 리베이트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이날 오후 3시30분쯤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변호사와 함께 2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그는 “외부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며 검사의 허락을 받아 청사 밖으로 나갔다. 이씨는 또다른 변호사와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진 뒤 “죽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의 신고를 받은 검찰은 경찰과 함께 서초동 일대를 수색해 오후 8시10분쯤 서초역 인근 한 건물에서 투신한 이씨를 발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를 비롯한 광동제약 전·현직 임원들은 2013년부터 약 3년간 광고대행업체 M사에 광고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백화점 상품권과 현금 등 총 10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리베이트 수수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광동제약 전직 임원 A씨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에서 발부받았다. 검찰은 이씨 소환조사에 앞서 이날 오전 서초구 광동제약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광고 집행 내역 등이 담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했다.
광동제약과 M사 간 뒷돈 거래 의혹은 2016년 검찰이 롯데그룹 계열인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중앙지검은 특수부와 첨단범죄수사부 2개 부서를 동원해 롯데그룹 총수 일가와 계열사들의 각종 경영비리 의혹을 대대적으로 파헤친 바 있다.
현재 광동제약 측은 “직원 개인의 일탈행위일 뿐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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