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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무화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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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09 21:30:54 수정 : 2019-03-22 18: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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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는 한창 더운 여름에 꽃이 피고 열매가 익는 식물이다. 자생식물은 아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민가에서 길러 토착화된 식물로서 한번쯤은 열매를 먹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화과(無花果)’라는 한자 이름을 우리말로 풀어 보면 꽃이 피지 않고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는 뜻이다. 꽃이 피지 않는데 열매가 맺는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꽃과 열매를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무화과라는 이름의 유래가 쉽게 이해되면서 저절로 미소를 지을 것이다. 무화과나무의 꽃차례는 일반적인 꽃의 형태가 아니라 꽃잎, 꽃받침, 암술, 수술 등이 모여 달리는 부분인 ‘꽃턱’이 열매 모양으로 변화된 특이한 형태이다. 꽃은 꽃차례 내부의 암흑 속에서 핀다.

 

무화과나무는 아주 오래전에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도입됐지만, 원산지는 중국이 아니라 지중해 일대와 중앙아시아이다. 무화과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서 피는 암수딴그루 식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암꽃이 피는 그루만 도입돼 수꽃을 볼 수가 없다. 수꽃이 없는데 어떻게 수분돼 열매가 열리는 것일까. 특이하게도 재배하는 무화과나무는 무성생식이 가능한 암그루 개체이기에 숫그루 없이도 열매가 잘 맺을 수가 있다.

 

무화과나무류 식물은 전 세계에 1000여 종이 있으며 대부분이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도 3종의 무화과나무속 식물이 남부지방에서 자생한다.

 

더위가 지난 후 남쪽으로 여행을 간다면 무화과나무의 꽃과 열매를 직접 비교하며 식물명의 유래를 이해해 보거나 신선이 먹는다는 천선과를 찾아서 맛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진석·국립생물자원관 식물자원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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