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남편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한 사연을 덤덤하게 공개했다.
지난 7일 KBS ‘박원숙의 삽시다’에서는 이혜정이 박원숙의 집을 찾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먼 길을 달려온 이혜정을 위해 박원숙은 갈치구이가 있는 성대한 상차림을 준비했다. 따뜻한 한 끼 식사에 마음이 활짝 열린 이혜정은 속 깊은 곳의 이야기까지 꺼냈다.
“남편이 한때 바람을 피웠다”며 물꼬를 튼 그는 이어 “당시 월급 150만 원을 갖고 통장 11개를 만들며 살았다. 나는 그렇게 사는데 남편이 그러니 분하더라”는 말로 잊혀지지 않는 상처를 털어놨다.

친정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자 만들어 준 음식이 바로 갈치구이였다고도 했다. 그의 어머니가 갈치를 구워주며 “그만한 남편이 어디 있냐”고 타박해 펑펑 울었다고. 다시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던 길, 그는 계속 “내가 그렇게 못난 사람인가” 자책했다고 한다. 하지만 곧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혜정은 전부터 많은 이들이 자신의 요리 솜씨를 칭찬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그에게 상처를 준 남편도 그의 요리만큼은 인정할 정도였다. 그는 그때부터 가장 자신 있는 일, ‘요리 연구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아픔을 자양분으로 성장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이혜정은 갈치를 달게 먹으며 활짝 웃었다. 외도를 한 남편에게 오히려 “고맙다”는 말까지 했다. 그는 “남편의 그 바람이 지금은 고맙다. 그때 안 피웠으면 평생 잘난 척했을 건데 그것 때문에 요새는 찍소리도 못한다”며 껄껄 웃었다.

이혜정은 1979년 당시 군의관이었던 남편과 결혼했다. 30년이 넘는 결혼생활 동안 그가 겪은 일들은 과거 여러 방송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한 방송에서는 남편의 외도가 한 번에서 그치지 않았음을 밝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는 당시 남편이 외도한 이유에 대해 “남편은 나처럼 돈 잘 버는 아내가 아니라 순종적인 아내를 바랐다. 하지만 난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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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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