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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역학관계' 대북 특사단은 김정은 말→ 김정은은 시진핑 말 '꼼꼼' 메모

입력 : 2018-03-28 17:30:36 수정 : 2018-03-28 22: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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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북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말을 열심히 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누가 말을 하고 누가 받아 적는가를 보면 그들 간 '역학관계'를 알 수 있다.

우리 모두 학창 시절엔 선생님 혹은 교수님을 말을 받아적는데 정신이 없었다. 입사한 뒤에는 부장님, 상무님 말씀을 놓칠새라 열심히 메모했다. 혹은 손님 주문사항을 열심히 기록했다.

말하지 않아도 누가 키를 쥔 지 알 것이다.

▲ 대북특사단, 김정은 말 한자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

지난 5일 북한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 위원장(가운데)와 만난 우리 특사단은 김 위원장의 말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적고 또 적었다.  서훈 국정원장(왼쪽열 왼쪽에서 두번째)까지 메모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김영철 통전부장(김 위원장 오른쪽)도 메모에 바쁜 가운데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그닥 열심히 받아적지 않는 모습이 흥미롭다.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역사적 만남을 가졌다. 

노동당 청사로 우리 특사단을 부르는 파격을 연출한 김 위원장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깜짝놀란 발언을 했다.

우리 특사단은 김 위원장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적었다. 북한 권력 속성상 김 위원장의 말이 곧 법이고 실천의지이기에 토씨 하나 하나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 중국 찾은 김정은, '모범학생'으로 변신해 시진핑 말 받아 적어

김정은 위원장 발언을 시진핑 주석이 미소를 머금은 채 듣고 있는 반면 참모인 판공청 주임과 선전부장은 열심히 노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V캡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5일부터 28일 새벽까지 중국을 방문, 세계를 놀라게 했다.

26일 시진핑 위원장과 북중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시 주석의 말을 김 위원장은 열심히 메모했다.

이와 달리 김 위원장이 발언할 때 시 주석은 고개만 끄덕였을 뿐 필기하지 않았다. 옆자리에 있던 딩쉐상 판공청(비서실) 주임, 황쿤밍 선전부장 등이 대신 열심히 만년필을 움직였다.

▲ 조선왕조실록이 입증한 한국의 메모력

조선시대 사관은 임금곁에 24시간 머물며 모든 말과 행동을 적어 기록으로 남겼다. 사진=K헤리티지 TV 캡처

우리처럼 기록을 중시한 민족은 없다. 그 대표적 예가 조선왕조실록.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25대 철종임금까지 472년간 임금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 분량이 무려 1893권 888책에 이른다. 단일왕조 기록 중 단연 세계 으뜸이다.

임금의 공식일정엔 사관이 반드시 배석, 말과 당시 상황을 일일이 적었다. 비록 왕의 입장에서 기술한 면이 있지만 신하의 말, 임금의 지시, 언쟁 등을 놓치지 않아 시대상을 연구하는데 이보다 더 정확하고 객관적 자료는 없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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