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뉴스 인사이드] 3년끌다 유야무야 끝난 민변 변호사 징계 왜?

입력 : 수정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朴정부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 법무부, 최근 기각으로 일단락 / 정권 바뀌자 징계 ‘없던일로’… 애초 무리수냐 백기투항이냐
박근혜정부 시절 미운털 박힌 변호사에 대한 정부의 손보기였나, 문재인정부 핵심세력으로 부상한 특정 변호사 세력에 대한 백기투항인가.

박근혜정부 시절 검찰이 의욕적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 징계를 추진했으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 법무부가 이를 그만두도록 하면서 결국 유야무야되었기에 나오는 말이다.

법조계에서는 애초 변호사 징계 자체가 무리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변호사들이 피의자에게 묵비권이나 거짓진술을 강요했다고 하는데 변론권 범위 내 활동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반면에 법무부와 검찰은 변론권을 넘어 사건을 훼손할 정도라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과는 ‘자기부정’으로 끝났다. 검찰의 징계 청구를 법무부가 기각한 것이다. ‘촛불 정권교체’로 민변 출신이 새 정부 요직을 차지한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후폭풍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던 2014년 10월31일 검찰이 변호사 2명의 징계를 대한변호사협회에 신청하며 법조계에 파란이 일었다. 둘 다 민변 소속이었다. 진보성향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박근혜정권과 검찰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3년 넘게 이어진 민변 변호사 징계 논란은 최근 법무부가 징계신청을 기각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민변은 “사필귀정”이라며 당연시하는 모습이나 법무부·검찰은 말을 아끼고 있다.
◆“변론권 일탈” VS “검찰권 남용”

서울중앙지검은 2014년 민변 소속 김인숙·장경욱 변호사를 상대로 변협에 징계를 신청했다. 김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정부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가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한테 묵비권 행사를 요구했다는 것이 징계신청 사유였다. 장 변호사에 대해선 이모(43·여)씨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변호인을 맡아 피고인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변호사가 거짓진술과 묵비권 행사를 강요한 것은 변론권을 넘어선 행위”라며 “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봐 징계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변은 발끈했다. “검찰이 변호사의 변론을 문제삼는 것은 변호사와 의뢰인의 헌법상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검찰권 남용”이라고 반박했다. 마침 김 변호사는 박근혜정권의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촉구 활동 등을 적극 벌이고 있었다. 장 변호사도 박근혜정부 시절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대표적 사안인 유우성(38)씨 간첩조작 의혹을 파고들어 검찰과 국가정보원을 난처하게 만든 전력이 있다.

‘표적징계’의 정황이 짙다는 판단 아래 민변은 성명에서 “정권과 공권력에 대항하는 변호사들의 옷을 벗기겠다는 사적 보복에 불과하다”고 정부와 검찰을 거세게 비난했다.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 징계권은 1차로 변협에 있다. 다만 징계 신청자가 변협 결정에 불복하면 법무부에 재차 징계를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변협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검찰이 두 변호사 징계를 요구하며 제시한 이유가 정당한지 살펴봤다. 이듬해인 2015년 3월 변협은 “두 변호사의 언행은 변호인으로서 정당한 변론권 행사 범위 안에 있다”며 징계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이 다시 법무부에 징계를 신청하며 논란은 장기전에 접어들었다.

◆국정농단 사태로 상황 180도 변화

법무부가 징계 여부를 고심하는 사이 3가지 일이 일어났다. 우선 2015년 10월 장 변호사 등이 “법무부의 변호사 징계절차 개시는 무효”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으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은 2016년 12월 1심을 깨고 “법무부의 변호사 징계는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다”며 소송 자체를 각하해 논란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두번째는 박 전 대통령 본인과 측근들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 촉발이다. 특히 2016년 말 공개된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이 결정타 역할을 했다. 김 전 수석의 수첩에선 ‘장경욱 변(호사) 철저 고발 건 조사 안타깝다 변(호사) 정지 법무부 징계’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14년 9월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민정수석한테 지시한 내용이다. 실제로 검찰은 그로부터 꼭 1개월여 뒤 장·김 변호사 징계를 변협에 신청했다. 이처럼 검찰의 민변 변호사 징계 청구 배후가 청와대인 것으로 드러나며 법조계는 물론 시민사회 전체가 들썩였다.

끝으로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과 정권교체를 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과거 민변 회원으로 활동한 만큼 새 정부 들어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실세’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 변호사),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변호사) 등 법무부·검찰 산하에 새로 들어선 주요 위원회마다 민변 변호사들이 위원장 및 위원으로 속속 입성했다. ‘탈(脫)검찰화’를 선언한 법무부 요직에도 검사 대신 민변 변호사가 기용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법무부는 장·김 두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징계신청을 최종적으로 기각했다. 3년 넘게 재조·재야 법조계를 모두 뜨겁게 달군 사안이 용두사미로 끝난 셈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 법무부에서 결론을 못 내린 채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며 “새 정부 들어 민변 출신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빨리 논란을 매듭짓고 싶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민영·김태훈 기자 goodpoint@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에스파 지젤, 레깅스로 드러낸 명품 힙라인…글래머 몸매 '눈길'
  • 에스파 지젤, 레깅스로 드러낸 명품 힙라인…글래머 몸매 '눈길'
  • 천우희, 김남길과 팔짱 끼며 '다정 케미'…화기애애
  • 신민아, 파리에서 근황
  • 김연경-부승관 '환상의 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