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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리가 들려주는 서민금융] (24) 인터넷 대출 카페 이용, 괜찮은 걸까

입력 : 2017-07-28 15:16:00 수정 : 2023-11-12 2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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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여름휴가를 앞두고 계획을 세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가장 먼저 ‘여름휴가 추천여행지’를 검색해 장소를 살펴봤습니다. 그러곤 ‘OO 근처 가볼 만한 곳’, ‘추천 숙소’, ‘맛집’ 등을 연이어 탐색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파워 블로거와 일반인들이 작성해놓은 정보들로 휴가 일정을 완성했습니다.

 

여행은 물론이고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는 등 일상에서 인터넷 검색은 필수인 시대입니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고, 이를 잘 선택할 줄만 알면 편리하고 빠르게 알고자 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패할 확률도 낮아집니다.

 

금융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이나 대출이 일반인에게 생소한 분야다 보니 먼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이와 관련한 이것저것을 검색해보고 판단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대출 전문가’들이 있고, ‘금융 전문 카페’도 지속적으로 활동 중입니다. 또한 이들은 ‘서민금융’이나 ‘저금리 보장’ 등을 내세우며 보는 현혹합니다. 이들 전문가와 카페의 실체를 모르는 이들은 자신의 상황을 소개하고 대출 가능 여부를 묻거나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넷 카페의 질문 게시판을 통해 대출을 문의하는 것, 과연 괜찮을까요?

◆인터넷 카페에서 대출받으려다 ‘고금리행’

 

작은 슈퍼를 운영 중인 박씨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 포털 사이트에 ‘대출’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한 인터넷 카페를 발견했습니다. 카페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금융상품별로 전문가라 이름 붙여진 이들이 있었고, 휴대폰의 메신저로도 상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보였습니다. 게다가 카페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대출을 받은 이들의 후기도 게재돼 있었습니다. 후기를 읽고 카페에 대한 믿음이 생긴 박씨는 ‘시간도 얼마 없으니 인터넷 카페를 통해 빠르게 대출을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카페에 적혀 있는 아이디로 상담요청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을 ‘대출팀장’이라고 소개한 이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출팀장은 박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신용등급, 기존 대출 내용, 직장 이름 등을 물으며 꼭 맞는 대출을 설계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상담을 통해 모 캐피탈에서 연 25%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대출팀장은 금리는 높지만 한도가 많이 나왔다면서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받아놓으라고 권유했습니다. 또 일단 대출을 받으면 3개월 후 10% 초반의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 그 말을 믿은 박씨는 1500만원보다 많은 돈을 대출받게 됐습니다.

 

박씨는 대출로 가게 운영비는 마련할 수 있었지만 매월 50만원이 넘는 원리금을 갚아나가야 했습니다. 더구나 3개월 후 연락을 준다던 대출팀장은 감감소식이었습니다. 참다못한 박씨가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박씨의 신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금리가 더 낮게 나오지 않는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박씨는 카페에 항의하는 글을 올렸지만 이는 삭제되고, 카페에서도 탈퇴 당한 상태입니다.

◆‘급할수록 돌다리 두들겨야’…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상담받는 것이 중요

 

인터넷에서 찾은 맛집이나 명소에 실제로 가봤다가 실망할 때가 있듯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금융이나 대출정보를 얻으려다가 박씨처럼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처럼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안내해주는 줄 알고 인터넷이나 전화로 대출상담을 받았다가 고금리로 돈을 빌려 낭패를 보게 되는 사례도 늘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같은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는 지난해 3만7000여건에 달했고, 그 규모는 1340억원이었습니다.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은 취급 금융기관의 영업점 창구를 방문해 본인확인 절차 등을 거쳐야 이용할 수 있으며,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서는 상담 신청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용등급과 소득이 낮아 어디에서 자금을 지원받아야 할지 모른다면 전화번호 ‘1397’을 통해 서민금융통합콜센터에서 정확하게 안내받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자금이 필요할 때는 좀더 신중하게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상담받는 것이 혹시 모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권은영 서민금융진흥원 종합기획부 홍보팀 대리

 

*저자의 휴가로 기고는 한주 쉬고 8월 둘째주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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