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원작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시청자 입장에서는 관전포인트다. 만화는 신의 세계인 수국을 배경으로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펼쳤지만 이를 드라마로 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제작진은 배경을 2017년 현대로 설정하고 원작의 스핀오프 형식을 취했다. tvN 인기 드라마 ‘미생’(2014년)을 집필한 정윤정 작가가 모든 배경과 이야기를 재창조했다. ‘수국’은 하백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장면으로 드라마 초반 잠깐 소개된다.
미리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 수국과 신으로 분한 남주혁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누리꾼들 의견은 “원작과 비슷하다”는 평과 “어설픈 개그 분장 같다”는 평으로 갈린다. 연출을 맡은 김병수 감독은 “부담이 상당하다. 원작을 사랑했던 팬들이 너무 다른 내용에 실망하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원작과 전혀 다른 내용을 기대해 봐도 좋다”고 밝혔다.
신과 인간의 로맨스라는 점에서 올해 초 종영한 인기 드라마 ‘도깨비’와의 비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공유와 김고은이 주연한 ‘도깨비’는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백의 신부’ 제작진은 도깨비와 비슷한 부분은 최대한 제외하기 위해 대본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주혁은 “저는 저대로 재미있는 하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며 “드라마를 보시면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전 방영작인 ‘써클’의 인기도 ‘하백의 신부’에는 숙제다. 복제인간에 외계인까지 소재로 다루며 한국 SF 드라마의 가능성을 확인한 써클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내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평일 밤 11시라는 늦은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2%로 선전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하백의 신부는 써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 때문에 기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할 수도,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에 따라 더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도 있다. ‘하백의 신부’가 각종 부담을 이기고 새로운 팬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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