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7일 미군 전술차량을 반출해 판매한 혐의(군용물 등 범죄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으로 고물상 업자 허모(60)씨, 한국계 미군 중사 전모(47)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 일당은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시가 7000만원 상당의 험비 1대와 시가 4000만원 상당의 험비 2대를 화물차에 실어 부대 밖으로 몰래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군용품 수집가나 ‘밀덕’으로 불리는 전쟁용품 애호가들이 분해·절단돼 고철 상태로 반출된 험비를 사들여 재조립한 형태로 유통된 사례는 있지만 원형 상태로 유통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주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쓰지 않는 물품을 팔아치우는 불용품 매각처리소에 운반하는 것처럼 속이고 반출증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빼돌린 차량들은 인적이 드문 주차장이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고물상 야적장에 숨겨뒀다가 한 대를 영화소품 제작업자에게 1100만원을 받고 팔았다. 나머지 두 대도 국내에서 2000만∼3000만원에 판매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스리랑카, 몽골 등에 밀수출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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