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0·사진)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국민적 공분을 산 글이다. 그런데 정씨가 그토록 자랑한 부모의 돈이 실력이 아니고 범죄로 얻어진 것이라면 어떨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3일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추적하는 별도의 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최씨 측이 불법 축재한 재산 규모를 규명하고자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재산추적 경험이 많은 변호사 1명과 역외탈세 조사에 밝은 국세청 간부 출신 1명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외에 산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씨의 정확한 재산 규모와 재산 조성 경위 등을 파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씨 측과 박근혜 대통령 간에 수상한 자금 거래가 있었는지 등도 수사 대상이다. 현행 특검법은 ‘최씨와 그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했다는 의혹’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간 최씨에 대해선 수백억원대 자산가라는 소문만 있을 뿐 정확한 재산 규모와 축재 과정은 베일에 싸여 있다. 최씨 일가가 재산을 급격하게 불리기 시작한 것은 부친인 최태민(1994년 사망)씨가 구국봉사단 총재로 활동하며 당시 영애이던 박 대통령과 빈번하게 접촉하던 1970년대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최태민씨는 1974년 육영수 여사 사망 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대통령의 영향력을 업고 기업 등으로부터 거액을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시절 막후 최씨 일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며 재단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사실상 최태민씨가 활동하던 시절부터 40여 년간의 재산 형성 과정을 전방위적으로 훑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특검보는 “최씨 일가가 해외로 빼돌려 은닉한 자산이 8000억원부터 10조원까지 정도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조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확실한 것은 없다”며 “관련된 자료를 입수하면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김청윤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