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에게는 두 가지 타고난 두려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시끄러운 소리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는 엄마의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생겨난 것으로 추측된다.
어른이 되어 느끼는 공포는 대부분 경험에서 온다. 우리가 거미나 사자를 볼 때 놀라지만, 이때 느끼는 두려움은 과거의 경험이나 학습에 의한 것이다. 동물이나 곤충을 보았을 때 장소나 상황, 당시 느꼈던 감정 등이 함께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반면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어린 시절과 관련 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생활하지 않았고 어둠에 익숙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두려움으로 각인되어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닉토포비아(nyctophobia·어둠 공포증)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규정되는 어둠에 대한 공포는 거미를 보았을 때처럼 상황이나 경험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 공포에 가깝다.
미국 일간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일요판 뉴욕 매거진에 따르면, 우리가 어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어둠 그 자체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시력을 잃어 "취약하게 노출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두려움에 대한 공포는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활동을 멈춰야 했던 당시 인간은 먹이사슬 구조에서 아랫부분에 있었다. 인간이 지구에서 차지하는 공간과 인구밀도도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야행성 동물인 사자가 해가 지는 6시 이후에 사냥하는 습관 역시 인간이 가진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이 발생하는 학술저널 '플러스원(PLOS ONE)'은 "인류가 야행성 포식자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던 것은 전기가 개발된 18세기 중반 이후"라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어두운 자신의 집을 돌아다니기 무섭다고 답했다. 콜린 교수는 "어둠 공포증즈에 걸리면 어두운 곳에서 잠들지 못 한다"며 "대부분 그들은 어둠 속에서 헛것을 보거나 도둑이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고 걱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사진=영국 일간 미러/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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