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1일 ‘동전 없는 사회’ 구현을 위한 시범사업의 첫 단계로 내년 상반기부터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받은 잔돈을 ‘T머니’ 등 선불식 교통카드에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를 위해 조만간 입찰을 통해 시범서비스를 시행할 편의점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은은 시범사업 후 이 서비스를 마트나 약국 등으로 확대해 잔돈을 해당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 송금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은행 결제 계좌를 저장해두고, 휴대폰 전화를 알려주면 송금해주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아 주머니에 넣고 다닐 필요가 없고, 한은도 해마다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동전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액 결제망이 매우 잘 구축돼 있고 거의 모든 국민이 금융기관에 결제 계좌를 갖고 있으므로 이런 인프라를 이용하면 동전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편의점은 잔돈을 ‘네이버페이’ 등 결제수단의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는 KB국민은행이 지난달 초부터 고객이 공과금을 납부하고 생기는 거스름돈을 계좌에 입금해주고 있다. KB금융지주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 ‘리브 메이트’를 통해 포인트로도 교환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한은의 계획을 두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령층과 장애인 등 금융거래 취약계층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개인정보 유출과 금융사기 위험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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