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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원시인의 바퀴 발명과 같은 담대한 도전”

입력 : 2016-09-19 20:55:26 수정 : 2016-09-19 23: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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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해외홍보 담당 미 언론인이 본 기업문화·성공비결 현대자동차가 최근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대표적으로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2005년 세계 84위에서 지난해 39위로 올라섰다.

자동차업계는 2010년대 초반을 현대자동차 제품과 브랜드의 질적 변화가 시작된 시기로 지목한다. 이때 3년간 현대차에서 해외홍보를 담당했던 미국 언론인이 이방인으로서 경험한 현대차 기업 문화 및 성공 과정을 담은 책을 펴냈다.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발간된 ‘Seoul Man(서울 맨·사진)’이란 책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서 18년간 기자로 일하다 2010∼2013년 현대자동차 글로벌홍보 부문과 대변인 역할을 맡았던 프랭크 에이렌스(왼쪽 사진)가 펴냈다.


“중저가 모델로는 폴크스바겐에 맞서고 고급형으로는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와 경쟁한다.” 주한 미대사관에 부임한 부인을 따라 에이렌스가 현대차에 몸담게 된 2010년 당시 현대차는 이미 담대한 구상을 실천 중이었다. 에이렌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치 월요일에 불을 발견한 원시인이 목요일에 바퀴를 발명하겠다는 식의 대담한 도전이었다”고 술회했다. 업계의 냉정한 예상과 달리 현대차는 질적 변화에 성공했다.

현대차에 몸을 담았지만 ‘기자 티’를 벗지 못한 언론인 출신으로서 에이렌스는 몇 가지 객관적 성공요인을 꼽았다.

우선 과감한 투자를 높게 평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쟁업체가 경영난 극복을 위해 연구개발비 등을 축소하며 주춤할 때 과감하게 신차 개발에 집중투자한 현대차가 세계시장이 회복기를 맞았을 때 신차 대거 출시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2009년 YF쏘나타에서 처음 선보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도 현대차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해외시장에선 현대차는 일천한 역사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 자체가 낮았다. 이때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이 대중에게 새로운 브랜드로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현대차만의 신차 개발 풍토도 강점으로 봤다. 그는 “통상 자동차업체는 총 4년 정도인 신차 개발에서 출시 18개월 전쯤 설계를 완료한 후 그대로 소비자에게 출고하는데 현대차는 출시 직전까지 개발·보완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최신의 차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도약의 주인공으로 에이렌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을 꼽았다. 정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 경영으로 제품 품질을 일본차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정 부회장은 명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영입 등으로 품질에 기반한 현대·기아차 디자인·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에이렌스는 해외 모터쇼 등에서 자주 접한 정 부회장에 대해 격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탁월한 소통능력과 감각 등을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서 높이 평가했다.

다만 외신 대변인으로서 미디어가 선호할 정 부회장을 글로벌 미디어에 자주 선보이지 못했던 부분을 여러 차례 아쉬워했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처럼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리더가 직접 스토리텔러로 나서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국내 기업 공통의 수직적인 위계질서와 출근 첫날부터 이뤄진 고깃집 회식, 엄격한 점심시간 준수 등 한국 기업 특유의 문화도 문제로 여러 일화를 제시하며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주요 언론 전면광고에 콩글리시 구호를 내보내 경악한 일과 변변한 영문 프레스 홈페이지도 없어 이를 만드느라 고생한 경험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 거듭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례도 소개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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