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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 구분… 250년간 통설 깨져
육상에서 가장 키가 큰 기린(사진)은 1758년 이래 단일 종(種)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 결과 실제로는 4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괴테대와 나미비아 기린보존재단 등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기린 190마리의 피부에서 유전물질인 DNA를 뽑아 7개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기린이 4종으로 구분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들 4종의 염기 서열 차이가 ‘갈색곰’(Ursus arctos)과 ‘북극곰’(Ursus maritimus)을 구분 짓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린은 지난 250여년간 단일 종으로 여겨져 왔으며, 생김새와 서식지를 바탕으로 9개 안팎의 아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기린의 단일 종 통설을 뒤집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의 유전학자 데이비드 브라운은 지난 2007년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사용해 번식이 격리된, 즉 서로 교배하지 않는 6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종은 상호 교배를 할 수 있는 생물 집단을 뜻한다. 당시 브라운은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털 색깔의 변환에 따라 6개 이상의 다른 종들로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이처럼 기린 사이에 야생에서 서로 교배하지 않는 개체군이 있다는 점은 알려졌지만 종 수준의 차이를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는 게 공동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차이를 바탕으로 4개 종명을 새로 제안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보츠와나에서 사는 ‘남부 기린’(Giraffa giraffa), 탄자니아와 케냐, 잠비아에서 사는 ‘마사이 기린’(G. tippelskirchi), 케냐와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남부에서 발견되는 ‘망상 기린’(G. reticulata), 아프리카 중부와 동부에 흩어져 사는 ‘북부 기린’(G. camelopardalis)으로 구분했다. 연구진은 나아가 1만마리도 남지 않은 북부 기린과 망상 기린을 보존하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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