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유천(30)에 이어 이민기(31)도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성(性) 추문에 휩싸이면서 군 대체 복무 남자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보다 더 따가워졌다.
지난달 인기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이자 배우 박유천은 유흥업소 등 화장실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4건이나 피소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4건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지만, 고소인 네 명 중 한 명과 가진 성관계에 대해서는 성매매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여성의 휴대폰을 복구해 박유천과 돈을 매개로 성관계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에게도 박유천과 똑같이 성매매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여성에게 약속한 금품을 전달하지 않은 박유천에게는 추가로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박유천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성폭행 혐의는 물론, 성매매 혐의 역시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유천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 이번엔 이민기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싸였다. 서울 용산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그는 지난 2월 부산의 한 클럽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 당한 사실이 지난 14일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증권가 소식지(일명 찌라시)를 통해 온라인상에 퍼졌고, 14일 해당 보도가 나가자 소속사는 고발 당한 사실을 인정하며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찌라시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추측성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박유천이나 이민기는 군 대체복무 전 반듯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남자스타라는 점에서 팬들과 대중의 실망감을 클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무혐의 결론이 나긴 했지만, 연예인으로서 이미지에 커다란 치명타를 입었다. 박유천은 복무기간이 아직 1년 넘게 남아있지만, 이민기는 오는 8월3일 소집해제 예정이어서 당장 연예계 복귀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는 소집해제 직후 드라마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은 근로시간 외에는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불법행위가 발견됐을 경우 군법이 아닌 민법의 적용을 받는다. 반대급부로 생각해보면 민간인에게 굳이 군인과 동일한 잣대를 대서는 안 된다는 결론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은 잘생긴 외모에 건강한 체구를 가진 박유천과 이민기가 왜 사회복무요원이 됐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부터 과거 군대에 가서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을 다시 떠올리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박유천은 천식으로 4급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이 됐지만, 이민기는 그 이유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
근무 태도 역시 논란이 됐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해 박유천은 복무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자신에게 주어진 연가를 거의 모두 소진한 사실이 알려졌다. 연가를 초과해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회복무요원들에 비해서는 확연히 많은 연가를 사용했다. 박유천은 남아 있는 연가일수가 없어 본인에게 치욕적인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남구청에 정상출근해야 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지켜봐서인지 이민기는 '성폭행 혐의 피소'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인 15일에도 용산구청에 정상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가가 아직 7일이나 남아있다.
일부 사회복무요원 연예인들의 잇단 물의로 인해 성실하고 건전하게 지내는 다른 연예인들에게까지 따가운 시선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분명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남자연예인들의 공익근무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다소 현실성 없으면서도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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