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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방 우유’가 오히려 당신을 살찌게 한다

입력 : 2016-05-31 16:18:25 수정 : 2022-11-06 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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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건강을 해치는 주범처럼 여겨진다. 일반 우유보다 지방이 빠진 저지방·무지방 우유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진다. 미디어들은 ‘건강해지려면 지방이 적게 든 우유를 마시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정설로 여겨졌던 이 주장에 대해 최근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인 우유가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며 당뇨병 위험도 낮춘다는 것이다. 해외 매체 타임이 최근 저지방 우유의 진실에 대해 전했다.

써큘레이션(Circulation) 저널에 게재된 최근 연구는 다리우시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연구팀이 성인 3333명의 혈액을 분석해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지방을 제거하지 않은 3종류의 유제품을 많이 섭취한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46% 낮았다.

지방을 따로 제거하지 않은 일반적인 유제품은 칼로리가 높다. 많은 전문가는 이러한 제품이 당뇨병 발병률을 높일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줄어든 지방 섭취량을 당분이나 탄수화물로 채웠다. 이 둘은 인슐린에 악영향을 미쳐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연구를 통해 일반적인 유제품 섭취와 당뇨병 위험 감소, 체중 증가 사이엔 아무런 관계도 없음을 밝혀냈다.

미국 영양학 저널에 게재된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이번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비만과 유제품에 든 지방 함량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성인 여성 1만8438명을 조사해보니 고지방 유제품을 섭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비만일 확률이 8% 적었다.

영양학적으로 일반적인 유제품은 건강한 음식으로 분류된다. 하나의 영양소에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의 ‘지방을 멀리 하라’는 조언은 콜레스테롤과 몸에 나쁜 지방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들은 지방의 빈자리를 탄수화물이 대신할 것이란 사실을 간과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 안에서 당분으로 변환되며 다시 지방으로 저장된다.

“전문가들은 한 영양소에 대한 이론에만 근거해 조언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며 “한 영양소가 아닌 음식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모자파리안 박사는 조언했다.

다만, 유제품 속 지방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어떤 방식으로 줄여주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슐린과 글루코스 수치를 안정화시키는 것과 관계되어 있으리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고지방 유제품을 먹는 사람은 에너지가 충분해 추가로 단 음식이 먹고 싶을 만큼 쉽게 배고파지지 않는다. 또한, 유제품 속 지방이 우리 몸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간과 근육이 당분을 분해하는 능력을 강화했을 수도 있다. 발효된 치즈 속 미생물이 인슐린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당뇨병 위험을 낮췄을 가능성도 있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당뇨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많은 양의 고지방 유제품을 먹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아직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저지방’, ‘무지방’ 유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저지방 유제품을 먹는 사람이 일반 유제품을 먹는 사람보다 건강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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