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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남자는 왜 수염을 기를까

입력 : 2016-04-25 20:08:58 수정 : 2016-04-25 20: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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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는 유별하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목소리 톤이 낮고 수염도 난다. 이른바 2차 성징이다. 일정부분 짝짓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인간도 동물이기 때문이다. 동물에게 얼굴 털은 암컷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수컷의 본능에 가깝다.

이러한 까닭에 수염은 예로부터 더 없이 인기있는 연구 아이템이었다고 영국 BBC방송은 최근 전했다. BBC에 따르면 수염에 관한 연구는 크게 △남자는 왜 수염을 기르는가 △여자는 과연 수염을 기른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가 △수염은 요즘도 유효한 성적 매력 포인트인가하는 세 가지로 나뉜다. BBC의 ‘남자가 수염을 기르는 진짜 이유’ 기사와 ‘로열비어드클럽’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수염에 관한 글을 모아 소개한다.

◆남자는 왜 수염을 기르는가
다윈의 자웅선택(sexual selection) 이론에 따르면 영장류 수컷들은 번식상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털을 진화시켜왔다. 보다 화려하고 매력적인 털을 가진 수컷일수록 자신의 새끼를 낳아줄 암컷의 선택을 받는 데 유리했다는 것이다. 영국 나이절 바버 연구팀이 1842∼1971년 턱수염 또는 콧수염 기르는 게 유행한 시기를 조사했더니 결혼 적령기 여성이 턱없이 적었던 시기에 젊은 남성들 사이에선 수염 기르기가 더욱 유행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가 수염을 기르는 것은 이성에게 성적인 어필을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잠재적 동성 경쟁자 가운데서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에서 수염을 기르기도 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연구진이 남녀 40명에게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 △5일간 수염을 기른 얼굴 △9∼10일간 면도하지 않은 얼굴 △4∼6주간 수염을 기른 얼굴을 각각 보여줬더니 수염이 덥수룩할수록 강인하다고 느꼈다는 응답이 많았다. 수염을 기른 남자는 말끔하게 면도한 남자에 비해 보다 강인하고 공격적이며 지배적인 인상을 풍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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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의 효용가치는 여전한가
하지만 모든 여성이 남성의 수염에 대해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지는 의문이다. 육체적인 강인함보다는 재력과 매너, 지적인 모습이 더 각광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로열비어드클럽에 따르면 턱수염은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얼굴에 포인트를 부여하고 턱수염은 나약해보일 수 있는 턱선을 가려 강인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수염의 최대 약점은 나이보다 늙어보인다는 것이다. 또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이 이성에게는 보다 친절하고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남자의 수염에 대한 여성의 호불호는 ‘착한 남자’ ‘나쁜 남자’에 대한 취향처럼 개인마다 제각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착한 남자보다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성이 많은 것처럼 깔끔하게 면도한 모습이 더 성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더라도 여성 개인에 따라서는 야성미와 남성미를 풍기는 얼굴을 가진 남성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목소리도 남성미의 한 요소
노섬브리아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목소리 톤 역시 남성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목소리 톤은 수염과 함께 남녀를 구별하는 대표적 2차 성징이다. 연구진은 남성의 목소리 톤이 낮거나 중후한 느낌을 줄수록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중후한 목소리는, 수염과 마찬가지로, 보다 높은 톤의 목소리를 가진 동성보다 ‘지배적인 성격일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사극에서 왕의 역할을 맡은 배우가 평소와는 달리 굵직한 톤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이같은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체형 역시 이성에게 좀더 호감있게 보이고 동성의 경쟁자를 주눅들 게 할 수 있는 주요 신체 요소다. 남성들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원하는 체형보다 훨씬 근육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여성들은 남성이 완벽하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날씬해져야 한다고 믿는 편이었다. BBC는 "수염이든 그밖의 다른 것이든 외모에 있어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얼마나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요소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내렸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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