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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의 키노아이]‘배대슈’의 몰락, DC 유니버스가 위태롭다?

입력 : 2016-04-10 13:28:00 수정 : 2016-04-10 16: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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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하 배대슈)이 갑작스러운 관객 급감에 울상을 짓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배대슈'는 주말인 8일과 9일 이틀간 6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5위에 그쳤다.

‘배대슈’는 마블 스튜디오 경쟁사인 DC필름과 배급사 워너 브러더스의 SF 블록버스터. DC코믹스의 대표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배트맨(벤 애플렉)과 슈퍼맨(헨리 카빌)의 사상 초유의 대결을 담고 있다. 또한 ‘맨 오브 스틸’에 이어 DC 확장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란 점에서 개봉 전부터 세계 영화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 성사된 두 히어로의 대결은 거대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부실하고 밋밋하다는 혹평을 받으며 시작부터 삐거덕거렸다. 앞서 ‘스포일러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로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다”던 제작사의 홍보 전략도 실패로 드러났다. 오히려 팬들의 기대감만 지나치게 부풀려 더 큰 실망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두 영웅의 대결은 때 아닌 ‘가족 코드’로 인해 논란거리로 전락했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격렬했던 전투 이후 동료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배트맨은 슈퍼맨을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규정하며 그를 배척하기 시작한다. 오해에서 비롯된 두 영웅의 갈등과 충돌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신과 인간의 대결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인상적인 ‘빗속 대결 장면’을 완성시킨다. 그러나 영웅들의 화해를 이끄는 과정에서 관객들의 실소와 볼멘소리는 터져 나왔다.

반전은 원작 속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어머니 ‘마사 웨인’과 클락 켄트(슈퍼맨)를 키워준 어머니 ‘마사 켄트’의 이름이 같다는 데 숨겨져 있었다. 배트맨은 어린 시절 극장 앞에서 노상강도에 의해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슬픈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 슈퍼맨의 입에서 “마사(자신의 어머니)를 구해야 해!”란 말이 흘러나오자, 그는 갑자기 공격을 멈춘다. 엄청난 대결 뒤에 온 밋밋한 결말이 관객들을 허무감에 휩싸이게 했다.

이에 대한 스나이더 감독의 해명도 있었다. 슈퍼맨의 입에서 ‘마사’라는 말이 튀어나온 순간, 배트맨이 슈퍼맨을 평범한 인간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는 것. 두 영웅 모두에게 그들을 위해 울어주는 엄마가 있었다는 사실은 주인공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에게도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게 감독의 변이었다. 스나이더 감독은 공감을 위한 장치로 영화 도입부에 웨인 부모의 죽음 장면을 다시 삽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적중했는지 의문을 표했다. 어찌 됐건 ‘배대슈’에 대한 평가나 박스오피스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만큼은 자명해 보인다. 최근 ‘노 조크(No Joke)’ 정책을 써온 DC필름이 ‘배대슈’에 대한 혹평에 상처를 받았는지 다음 작품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수어사이드 스쿼드’ 재촬영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배대슈’ 때문에 이달 개봉을 앞둔 마블사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가 반사이익을 볼 거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DC 확장 유니버스는 계속된다. 내년 6월 ‘원더우먼’을 비롯해 11월 ‘저스티스리그 파트1’, 2018년 3월 ‘플래시’, 7월 ‘아쿠아맨’, 2019년 6월 ‘저스티스리그 파트2’, 2020년 ‘사이보그’ 등 DC 영웅들의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확정지은 상태. 갑작스레 대두된 '위기설'을 DC가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DC판 '어벤져스'로 불리는 ‘저스티스리그 파트1’은 오는 11일 크랭크인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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