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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왕조 창조에 도전할 자격 얻은 OK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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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25 11:25:37 수정 : 2020-04-29 15: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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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통상적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왕조’의 조건으로 챔피언 결정전 3연패를 꼽는다. 프로배구에서는 챔프전 7연패에 빛나는 삼성화재에게만 허용된 영역. 이제 창단 3년차를 맞이한 ‘막내구단’ OK저축은행이 내년 시즌 새로운 왕조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OK저축은행이 챔프전 2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서막’을 알렸다.

 

OK저축은행은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1(25-20 25-15 19-25 25-23)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를 3전 전승으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OK저축은행은 이번엔 현대캐피탈마저 3승1패로 누르고 'V2'를 달성했다. OK저축은행 창단 이전 프로배구 양강 구도를 형성한 두 팀을 모두 잡고 ‘신흥 강호’로서의 지위를 굳힌 셈이다. 특히 창단 후 2년간의 포스트시즌 11전 10승1패, 승률 90.90%로 ‘봄배구’에서만큼은 절대무적이다. 

 

 

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이날 우승을 확정짓는 득점 포함 31점(공격 성공률 68.42%)를 비롯해 챔프전 4경기에서 126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한 ‘시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은 기자단 투표 결과 29표 중 17표를 얻어 챔피언 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세계 최고의 센터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해 2년간 OK저축은행이 신흥 명문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몬으로선 안방에서 치르는 V-리그 고별전에서 값진 이별 선물을 받은 셈이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올 시즌을 맞은 OK저축은행.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시몬이 지난해 7월 무릎 수술을 받아 2라운드까지 결장이 예상됐기 때문. 그러나 시몬은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지난해 10월12일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시즌 내내 팀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시즌 후반 주전 세터 이민규의 부상 등 악재가 겹쳤음에도 OK저축은행은 5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스피드배구’를 앞세워 후반기 18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역대 최다연승 신기록을 써낸 현대캐피탈에 시즌 막판 추월을 허용했다. 결국 지난 2월25일 안방인 안산에서 현대캐피탈에게 0-3으로 패하며 그들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도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챔프전까지 내리 5경기를 잡아낸 OK저축은행의 괴력은 올봄에도 또 한 번 발휘됐다. 이민규의 이탈 이후 주전 세터로 도약한 곽명우의 반전이 그 신호탄. 곽명우가 주전을 맡은 시즌 막판 10경기에서 OK저축은행은 5승5패에 그칠 정도로 그의 토스는 기복이 심했다. 그랬던 곽명우가 봄배구 들어 180도 달라졌다. 토스 구질은 다소 느리지만, 공격수 입맛에 맞게 딱딱 올려주는 토스가 일품이었다. 챔프전에서 맞상대한 성균관대 1년 후배 노재욱이 챔프전에서 심하게 흔들렸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여기에 대학 시절 이민규와 함께 ‘경기대 3인방’이라 불리며 OK저축은행이 창단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레프트 듀오 송명근-송희채도 ‘젊은 패기’로 팀을 든든히 받쳤다. 지난 3차전 12점, 공격성공률 35.71%에 그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송명근은 4차전에서 17점(53.84%)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송명근은 4경기 64점으로 경기대 6년 선배인 문성민(49점)과의 토종 주포 맞대결서 완승을 거뒀다. 평소 김세진 감독이 “희채가 흔들리면 우리 팀은 끝”이라고 할 정도로 리시브와 수비 등 코트 후방에서 궂은일을 도맡는 송희채도 3경기 내내 살림꾼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OK저축은행의 수장 김세진 감독은 때로는 엄격한 카리스마로, 때로는 이웃집 형과 같은 부드러움 등 양면적인 모습을 발휘해 선수단을 완전히 장악해 선수들의 장점을 확실히 이끌어냈다. 이제 그는 신치용-김호철 두 명장에게만 허용됐던 ‘V-리그 2연패 사령탑’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울러 ‘40대 감독 전성시대’의 선두주자가 본인임을 최태웅 감독과의 이번 챔프전 맞대결을 통해 확실히 증명해냈다.

 

경기 뒤 패장 최태웅 감독은 "OK저축은행 선수들을 보면 초창기 삼성화재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아직 젊은 선수들이기에 지금 기세만 보면 챔프전 5연패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승자를 치켜세웠다. 이에 김세진 감독은 우승 뒤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이 워낙 완벽했다. 내 스스로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하는 데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아직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힌 뒤 "올 시즌을 치르며 더욱 겸손해져야겠다는 것과 선수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깊이있는 팀 운영을 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감독이 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내년 시즌엔 트라이아웃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들이 제 날개를 펼 수 있게 도와주고 팀 전력 상승도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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