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키덜트(Kidult)'다.
키덜트족(族)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나 만화 등을 찾는 성인 소비자를 뜻한다. 장난감이나 게임 등을 어른이 된 뒤에 다시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시절 추억을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관련 업계에서는 레고를 비롯 △프라모델 △피규어 △드론 △전동휠 △리모트 콘트롤(RC) 자동차 △헬리콥터 등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좋아요"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29일까지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피규어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464% 증가했다. 아이언맨·미키마우스·배트맨 등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 판매도 매월 10% 이상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프라모델·피규어 등 키덜트 관련 완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키덜트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
옥션이 지난해 10월30일부터 11월29일까지 판매율을 조사한 결과, 모형·프라모델 판매는 61% 전년 동기 보다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건담은 28%, 피규어는 12% 판매가 증가했다.
실외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RC·무선조종 관련 상품은 1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증가했으며, 전동스쿠터 매출 역시 266%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는 키덜트 관련 상품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54%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건담 33% △국내브랜드 완구 71% △모델링공구·도색용품 61% 등에서 판매가 늘었다. 프라모델·모형조립 30%, 피규어 60% 등의 판매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11번가가 지난해 11월1일부터 29일까지 키덜트 관련 제품 판매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프라모델·피규어 제품은 전년동기대비 184% 판매가 늘었다. 나노블록 판매율은 280% 올랐다. RC·무선조종 제품 판매율은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했고, 드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 판매가 늘었다.
◆드론·전동휠 판매 급증한 이유
최근 키덜트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작동 완구분야에서 드론과 전동휠 판매 증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체 RC제품 시장 점유율 중 드론 점유율이 2014년 43.7%에서 지난해 71%로 급상승했다. 전동휠도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키덜트 상품에도 트렌드(Trend)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성인 피규어 상품들의 분기별 매출 순위를 살펴본 결과, 특정 시점에 인기를 끄는 상품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인기 동향에는 유명 할리우드 영화 개봉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덜트 상품에도 트렌드가 있다
특별한 인기 할리우드 영화 개봉작이 없었던 지난해 1분기 인기 상품을 살펴보면, 특정 캐릭터 상품이 인기 순위를 독차지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2분기 어벤져스 △3분기 쥬라기월드 4 △4분기 스타워즈 등 대작 SF영화가 개봉한 시점에는 관련 영화 상품를 구입하는 고객 수요가 급증해 인기 순위의 변동이 일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개봉 영화의 인기가 상품 매출로까지 이어지고 영화 캐릭터의 주요 소비 계층인 키덜트족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유통업체들은 영화 개봉 전부터 관련 캐릭터 상품 물량을 확보해 행사를 진행하는 등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